군보, 군정협조자와의 간담회, 의회 해외연수 등

대표적 낭비성 예산 대폭 삭감

당진군의회(의장 김천환)가 2003년도 새해 예산안을 심의하면서 의정사상 유래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의 파격적인 삭감을 단행해 관심을 끌고 있다.

지난 24일 군의회는 당진군이 당초 상정한 기정 예산액보다 17억원이 증액된 2천53억6천7백만원을 최종 확정했다.

그런데 이번 새해 예산을 확정하는 과정에서 군의회는 당진군이 상정한 예산요구액에서 21억5천782만7천원을 삭감했다. 역대 최대규모이다.

매년 지역 시민단체들로부터 낭비성 예산으로 지목됐던 군보제작 비용과 군정협조자와의 간담회비, 군의원 해외연수비 등을 비롯한 상당액이 대폭 삭감됐다.

군보제작 비용의 경우 당초 예산액 3천6백만원에서 절반인 1천8백만원을 삭감했다.

그동안 낭비성 예산항목으로 지적된 군보제작은 상당한 예산을 들여 제작하고 있음에도 받아보지 못했다는 주민들이 많고 내용 역시 대부분 군정에 대한 일방적 홍보로 채워져 있어 ‘군수치적 홍보용’이라는 지적을 받아왔다.

업무추진비로 책정된 예산 중 6백만원이 삭감된 ‘군정협조자와의 간담회’ 비용은 대부분 식비다.

지난해 당진 참여연대의 분석에 따르면 군수의 전체 판공비 중 40%가 식비로 사용됐으며 이중 ‘군정협조자와의 간담회’가 56%를 차지했다. 대부분 기준이 모호하며 대상자를 공개하지 않아 ‘개인적 용도’나 ‘선심성’이라는 지적을 받아왔다.

군의원 해외연수비는 당진군의 열악한 재정 여건에도 불구하고 그 동안 대부분 관광성 프로그램으로 짜여져 ‘낭비성’ 예산으로 지목을 받았다.

특히 제3대 군의회에서 실시된 지난 2000년 해외연수의 경우 전체적인 연수일정이 관광상품과 비슷하고 연수 중 방문한 국회의사당이나 시의회, 주의회가 당진군의 규모와 맞지 않는다는 비판과 함께 당진참여연대에서 서면질의하는 등 논란을 빚은 바 있다.

이번 예산안 심의에서 군의회는 해외연수비 1천790만원과 군의원 공무국외여행심사위원회 회의참석 수당 140만원을 삭감했다.

각종 홍보성 예산 대폭 깍아

실효성없는 예산 중 대표적인 항목으로 꼽히고 있는 홍보성 예산이 대폭 삭감됐다.

군보제작 비용을 비롯해 당진군 지역특산품 상품화 홍보비 1천만원과 군정영상홍보물 제작비 1천만원, 방송 및 기타 홍보매체 광고비 6백만원, 농특산물 및 토산품 홍보비 8백만원, 군 홍보판 설치 1천만원 등이 삭감됐다.

매년 상당액이 소요되는 홍보성 예산의 경우 사업성과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과 함께 자치단체장의 사전 선거운동 성격이 짙다는 비판도 받아왔다.

또한 전국의 수백개 기초자치단체에서 각 지역의 특산품을 선전하기 위해 제작한 광고의 대부분이 서로 차별성이 없어 별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매년 관례적으로 되풀이되고 있는 농특산품 홍보비 등의 경우 좀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의회관련 예산 솔선해 삭감

군의회 관련 예산의 경우 의원들 스스로 상당액을 삭감해 솔선하는 자세를 보였다.

해외연수비 1천790만원을 비롯해 의회 홈페이지 구축비 1천만원, 의장실 및 부의장실 소파 구입 8백만원, 의정운영공통 업무추진비 580만원 등을 삭감했다.

지난 2001년도 예산확정 과정에서 의정활동비와 회의수당을 인상했던 전례에 비추어 본다면 상당히 파격적인 예산절감 의지라고 볼 수 있다.

특히 매년 예산심의 과정에서 주요 낭비성 예산을 그대로 통과시키면서 읍면 예산을 증액했던 이전의 관행을 이번에는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군의회의 이 같은 자세가 집행부 타 부서의 예산에 대한 대폭적인 삭감을 가능케 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행사성 예산 및 포상금 절감

행사성 예산과 포상금도 대폭 절감됐다.

지난해 군의회의 2002년도 예산안 심의과정에서 당진참여연대가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한 바 있는 당진발전토론회 비용 1천만원이 전액 삭감됐다.

또한 도민 체육대회 참가비 3천만원과 군수기 대회 개회 보조 1천6백만원의 경우 올해 예산보다 과다계상된 관계로 삭감됐다. 다목적 실내 체육관 개관행사 및 군민체육대회 비용 3천만원은 행사비 예산 절감차원에서, 이장연찬회 참석수당은 신규 행사성 사업 지양 측면에서 삭감됐다.

장기근속 공무원산업시찰 비용 1천8백만원은 예산절감 차원에서, 공동모금회 성금모금 읍면 종합평가비 1백50만원은 성금의 자의성을 훼손하고 강제성으로 위화감을 조성할 수 있어 삭감됐다.

합덕수리민속유물전시관,

다목적 체육관 공사비 삭감

시설비 및 자산취득비 중 상당액이 삭감됐다.

예산낭비의 우려가 제기된 바 있는 합덕 수리민속유물 전시관 사업비 중 2억6천만원, 다목적 체육관 신축 추가공사비 5천9백만원은 사업규모 조절 대상과 추가공사비 과다 등으로 각각 삭감됐다.

어린이날 행사 무대설치비 2백만원은 행사비와 이중적 성격을 띠고 올해보다 행사비가 증액된 점이 감안돼 삭감됐으며 학사촌사업 상수도 공급시설 1억8천6백만원, 학사촌 개발 오수 처리시설 5억3천6백만원, 학사촌 개발 시설 부대비 722만원 등은 타 읍면도시계획 지역 및 취락지 투자의 형평성 문제로 삭감됐다.

자산 취득비 중에는 노후 컴퓨터 교체 6천750만원과 마을회관 컴퓨터 보급 1천620만원의 경우 연차적 교체와 예산절감을 이유로 삭감됐고 가로 휴지통 구입에 책정된 1천1백만원의 경우 실효성이 미미하고 쓰레기장화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삭감됐다.

사회단체 보조금 유지 ‘아쉬움’

반면 매년 시민단체 등에서 낭비성 예산으로 삭감요구를 받던 상당수 예산항목이 그대로 통과돼 아쉬움을 남겼다.

바르게살기운동 협의회와 충남정신발양 추진협의회 등의 경우 상당한 예산지원에도 불구하고 사업성과가 거의 없어 대표적인 낭비성 예산으로 꼽혀왔다.

본래 사회단체에 대해 보조금을 지원하는 이유는 국가나 자치단체가 수행할 수 없거나 민간에서 시행하는 편이 올바르다고 판단될 경우 해당 사업을 수행하는 단체의 자생력을 신장시키기 위한 목적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실제로는 대부분 해당 단체의 자립도나 사업실적과는 상관없이 관례적으로 예산을 편성 집행하고 있어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따라서 보고금을 받는 사업에 대한 효율성과 성과를 종합 평가, 측정해 사업실적이 떨어지는 단체에 대한 지원을 삭감해야 한다는 지적이 여러 차례 제기됐다.

그러나 ‘표밭’이라는 인식과 함께 좁은 지역사회에서 각종 연고로 얽혀 있어 매년 관행적으로 되풀이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