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현
당진군농민회장
지난 2월11일 전북지역 토론회에서 노무현 대통령당선자의 발언은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농업과 농촌을 지키고자 열심히 일하고 있는 우리 농민들에게 큰 실망을 던져주었다.
노무현 당선자는 농업을 완전히 시장경제에 맡기고 경쟁과 효율성만을 강조하는 듯한 발언으로 일관해 사실상 역대 정부와 같은 일방적인 농업희생 정책을 유지하겠다는 뜻을 밝혀 충격을 주었다.
농업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는 가운데 농가소득은 정체되고 농촌붕괴가 현실화되고 있음에도 노무현 당선자의 농업관련 시각과 발언내용은 매우 위험한 것으로 사실상 농업을 포기하겠다는 것으로밖에 받아들일 수 없다.
농업이 경쟁력이 약한 것은 사실이지만 정부로서는 경쟁력 향상을 위해 과감한 투자와 지원을 해야하고 경쟁력이 갖춰질 동안 시간을 벌기 위해서라도 수입개방 시기를 최대한 늦추거나 막아내려는 노력이 절실하다.
또한 첨단지식사회에서 농업이 살아남을 수 있는 길을 모색하는 것은 필요하지만, 타 산업과 똑같은 경쟁논리를 적용한다면 과연 농업·농촌·농민이 생존할 수 있는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특히 농업 통상협상에서 농업을 희생시키고 경제기조 자체가 농업을 사양산업으로 규정하는 가운데 농업을 시장에 전적으로 맡긴다면 과연 자본이 주도하는 시장에서 몇 %의 농민이 살아남을 수 있을지 의문이다.
국가가 감당하기 어려운 요구는 농민들이 아무리 발버둥치더라도 현실적으로 감당하기 어려운 일이다. 적어도 국가가 존재하는 한 최대 약자인 농민을 위한 확고한 대책을 세우고 수입개방을 끝까지 막아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정부가 그나마 남은 쌀 시장마저 개방하여 자유경쟁 시장에 내몰고 농업 보조금에 인색하다면 과연 농업이 이런 불공정한 게임에서 성장·발전할 수 있고 농민이 생존해 낼 수 있을지 걱정이다.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는 농업회생을 위해 수입개방을 최대한 억제하고 농업 예산지원과 농가부채해결, 농업통상 협상시 철저한 대책 수립과 자주적인 자세 견지 등 모든 노력을 경주해야 한다.
그렇지 않을 경우 우리 농업을 지금과 같이 어렵게 만든 역대정부와 같이 농민들의 거센 반발과 저항에 직면하게 될 것임을 분명히 알아야 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