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 집회신고 이유로 타 단체의 시내 집회 전면 불허
경찰이 화물연대의 시가지 내 집회를 막기 위해 특정단체에 집회신고를 하도록 요청한 다음 이를 확대 적용, 읍내 전역의 집회를 금지시키려고 한 사실이 밝혀져 파문이 예상되고 있다.
지난 13일 당진읍번영회의 한 관계자는 본지와의 전화인터뷰에서 “경찰 정보과장이 화물차 진입으로 인한 시가지 내의 교통대란을 막기 위해 사전에 집회신고를 내서 화물연대의 시내 집회를 원천적으로 봉쇄하는데 협조해 줄 것을 부탁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실무자의 한 사람으로 분명히 반대의사를 밝혔으나 정보과장의 거듭된 부탁으로 인해 회장단에서 결국 수용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당진경찰서 정보과에 지난 7월21일 접수된 당진읍번영회의 집회신고는 ‘재래시장 활성화 및 대청결운동’이라는 이름으로 7월23일부터 11월22일까지 기간을 명시하고 있다.
또한 집회장소를 군민회관 앞을 비롯한 당진읍 시가지 전역으로 하고 있다.
경찰 정보과는 이를 근거로 지난 7일 터미널 앞에서 예정됐던 전교조 당진지회(지회장 송영주)의 ‘강복환 교육감 퇴진 촉구를 위한 걷기대회’를 불허했으며 민주노동당 당진지구당 추진위원회(위원장 임성대)가 터미널 앞에서 갖기로 한 시내 선전전도 한때 같은 이유로 집회신고를 받지 않았다. 즉 당진읍번영회의 집회신고를 이유로 11월22일까지 당진읍 시가지 내의 모든 집회를 불허한다는 것.
그러나 특정장소가 아닌 시가지 전역을 집회장소로 인정하고 이를 근거로 시가지 내의 모든 집회를 불허한다는 경찰의 방침은 사상유례가 없는 일이어서 논란을 빚었다.
민주노동당 당진지구당 추진위원회의 한준혜 사무국장은 “그 동안 집회신고를 여러 번 내봤지만 타 단체의 집회신고를 이유로 시가지 전역에 대해 집회를 불허한 경우는 이번이 처음”이라며 “중앙당에서도 유례가 없는 일이라 법적인 대응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논란이 일자 뒤늦게 민주노동당 당진지구당 추진위원회의 집회신고를 허가하기로 결정을 내렸다.
당진경찰서 정보계는 “현행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에 기간과 면적이 명시되지 않아 해석상의 차이로 뒤늦게 접수했을 뿐 일부러 막으려 한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경찰의 특정단체에 대한 집회신고 요청은 집회 및 시위에 관한 국민의 헌법적 권리를 제약하려한 행위로 파문이 예상되고 있다.
특히 노조 등의 집회를 막기 위한 목적으로 특정단체에 사전에 집회신고를 하도록 부탁해 다른 단체들의 시가지 내 집회를 사전에 봉쇄하려고 한 사례는 지금까지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일이기 때문에 이에 대한 각 단체의 대응 등 향후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