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지역의 큰 축제인 제27회 상록문화제가 3일간의 일정으로 지난 28일 그 화려한 막을 내렸다.

이번 문화제가 한층 성숙될 수 있었던 이유는 여러 기관단체의 협조와 아낌없는 노고가 뒷받침됐기에 가능했던 일이지만 한창 젊은 에너지를 발산하기 시작한 여러 학생들의 자원봉사활동을 빼놓을 수 없다.

함께 참여한 남학생 자원봉사자들 못지 않게 곳곳을 누비며 행사장을 꼼꼼히 살핀 네 명의 여학생이 바로 그들이다. 호서고 2학년 조아라·김은영·박유진·김정아 학생은 주말과 같은 자유로운 시간에 봉사활동도 하고 직접 문화체험도 할 수 있어 참여하게 됐다.

학생들은 우선 행사장의 쓰레기를 줍는 일이 가장 힘들었다고 입을 모았다.

아라 학생은 청소년과 어른 위주의 문화행사가 대체로 특정 시간대에 지나치게 편중되어 있어 공연자나 관람객들 간의 공감대 형성이 어려웠다고 말했다. 세대 격차로 인해 관심과 호응을 불러일으키지 못하는 공연에서 자리를 뜨는 일을 많이 목격한 아라는 프로그램을 기획하는 데 있어 관람객들의 공통분모를 많이 고려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나타냈다.

은영이는 3일간의 문화제 기간동안 펼쳐졌던 어울마당을 유심히 관찰한 결과 전문분야의 활약이 특색 있고 즐거웠지만 몇 몇 참여단체들이 자기단체 홍보에 급급해 좋지 않은 인상을 남겼다고 지적했다. 청소년축제행사 중에서 김혜정 무용단 공연을 가장 감명 깊게 본 은영이는 자신을 비롯해 공연문화를 제대로 접하지 못한 사람들에게 좋은 문화적 충격을 던져줬다고 말한다. 주제를 설명해주지 않아도 대사 한마디 없는 몸짓들이 호소하는 감정을 느낄 수 있었다고 은영이는 그 때의 감동을 되살렸다.

올해 처음 마련된 외국인 장기자랑을 보고 가슴 뭉클함을 느꼈다는 유진이는 길에서 가끔 지나치는 외국인 근로자들에 대한 따뜻한 배려가 듬뿍 담긴 행사였다고 말했다. 유진이는 그들이 다같이 어울리는 모습을 보고 외국인에 대한 친밀감을 느낄 수 있었다고 흐뭇해 했다. 또한 이와 같은 기획들이 더욱 다양해질 다음 문화제를 기대했다.

본부석에서 우연히 『상록수』 소설책을 사러 온 한 할아버지가 책이 없어 결국 돌아갔다는 얘기를 들려준 정아는 문화제 이름에 걸맞는 ‘상록’에 대한 이미지가 내재돼 있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지역 문인들의 책들로 가득한 본부석에 정작 『상록수』 한 권 없었고 심훈을 다룬 전문서적도 찾아볼 수 없었다고 아쉬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