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 의장의 노인폄하 발언으로 역전기회 잡아
제17대 총선 결과 자민련의 김낙성 후보가 불과 9표의 근소한 차이로 열린우리당의 박기억 후보를 누르고 승리를 거뒀다.
김 당선자와 박 후보는 개표과정에서 몇 차례 순위가 바뀌는 등 박빙의 승부를 펼쳤다.
특히 김 당선자는 84표로 뒤지다가 마지막인 당진읍 제1투표구 개표에서 역전에 성공하는 등 그야말로 개표과정 내내 천당과 지옥을 오고갔다.
전국 최소 득표차라는 결과에서도 알 수 있듯이 두 후보는 선거기간 내내 치열한 선두다툼을 펼치면서 일진일퇴를 거듭했다.
투표일인 15일 방송사의 투표구 출구조사 결과는 박 후보가 근소한 차이로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으나 오차범위 내의 초경합 지역인데다 자신의 투표성향을 쉽사리 드러내지 않는 보수층의 표심으로 인해 결국 승패가 뒤바뀌게 됐다.
당초 김 당선자는 지난 8년6개월 간의 군수 재임과정에서 쌓은 높은 인지도를 바탕으로 가장 강력한 당선 유력후보로 떠올랐었다.
특히 현역인 송영진 의원이 상습도박과 뇌물수수 등의 혐의로 인해 불출마를 선언하고 검찰에 구속되자 김 당선자의 국회입성은 기정사실로 인식됐다.
그러나 선거를 불과 며칠 앞두고 발생한 헌정사상 초유의 대통령 탄핵사태는 당진지역구의 선거판도를 일시에 뒤바꿀 정도로 강력한 위력을 발휘했다.
지역 유권자들에게 거의 이름이 알려지지 않았던 박기억 변호사가 우여곡절 끝에 열린우리당 당진지역구 후보로 확정되면서 전국적인 탄핵역풍에 힘입어 지지율이 급상승하기 시작했다.
실제로 박 후보는 국회의원 후보등록 직전인 3월31일 KBS와 미디어리서치의 공동 여론조사에서 29.9%의 득표율로 24.7%에 그친 김 당선자를 불과 5.2% 차이로 앞선 바 있다.
전국을 강타했던 탄핵역풍은 선거기간내내 강력한 위력을 발휘하면서 근소한 차이지만 박 후보의 당선을 거의 확정짓는 듯 했다.
그러나 기정사실화 되는 것처럼 보였던 변호사 출신 40대 정치신인의 원내진출은 선거기간 중에 터진 열린우리당 정동영 의장의 노인폄하 발언으로 결국 다음 기회로 미뤄야 했다.
정 의장의 노인폄하 발언은 전국 총선판도를 역전시키지는 못했으나 민선군수 3선의 높은 인지도를 바탕으로 박 후보를 오차범위 이내의 근소한 차이로 추격했던 김 당선자에게는 승리의 결정적인 요인이 됐다.
탄핵역풍과 노인폄하 발언 등 수 많은 우여곡절을 겪기는 했지만 김 당선자를 국회의원으로 만든 가장 큰 요인은 뭐니뭐니해도 타 후보를 압도했던 높은 인지도였다.
지난 1995년 초대 민선군수 선거에서 김 당선자는 낮은 인지도에도 불구하고 지역주의에 기반한 자민련 바람으로 당선됐으나 반대로 이번 총선에서는 자민련의 낮은 인기를 높은 인지도로 만회하며 인물선호도에서 앞서 당선의 영광을 차지했다.
지역주의의 바람이 거의 불지 않았던 이번 총선에서 자민련은 정당투표에서 25.0%를 획득해 열린우리당의 38.2%에 크게 뒤졌으나 김 당선자는 지역구에서 37.3%를 얻었다.
박 후보는 탄핵열풍에 따른 열린우리당의 상승세로 상당한 득표력을 발휘했으나 낮은 인지도로 인해 소속 정당의 인기에 못 미치는 득표로 아깝게 분루를 삼켜야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