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은이 : 최재봉

- 출판사 : 이룸

- 가  격 : 13,000원

이 필 용

송악면 가학리

서점엘 가면 새책 냄새가 참 좋다. 그 냄새를 맡기 위해 서점에 가서 사지도 않을 책들을 들었다 놓았다 한 적도 많았다. 이제나 사려나 저제나 사려나 하면서 나에게 눈길을 떼지 않는 주인의 시선이 좀 부담스럽기는 하지만 갑자기 부자가 된듯한 느낌이 참 좋았다. 괜히 이 책 저 책 들었다 놓았다 하다가 문닫을 시간쯤 돼서 달랑 얇은 시집 한 권 사들고 나오면 좀 미안한 생각이 들기도 했다.

시간이 없다는 핑계로, 시간이 있어도 마음의 여유가 생기지 않는다는 이유로 꽤 오래 책을 읽지 못했었다. 예전엔 재미없는 책도 재미있게 읽었는데 눈에서 멀어지면 마음도 멀어진다는 말이 있듯 요즘은 재미있는 책을 읽어도 흥미를 느끼지 못했었다.

『간이역에서 사이버스페이스까지』는 나에게 독서의 재미를 다시 느끼게 해 준 책이다.

이 책은 최재봉 기자가 한겨레신문에 ‘문학 속의 공간’이라는 제목으로 격주로 연재됐던 것을 보완하고 첨가한 것이다.

문학작품에 자주 등장하는 공간 스물 아홉개를 소개하고 그 공간이 작품 속에서 어떤 상징적 역할을 하고, 어떤 의미를 담고 있는지를 흥미롭게 풀어내고 있다.

전문적인 내용과 문학용어들이 다소 보이지만 어렵지 않게 읽히는 건 기자 생활을 한 작가의 문장력이 한 몫 했기 때문이다.

문학작품을 이야기하는데 딱딱한 신문기사 투의 어투가 약간 거슬리기는 하지만 별 무리 없이 무난하게 읽힌다. 가끔 작품에 대한 작가의 주관적인 견해가 들어가 있는 것이 흠이라면 흠이다.

그러나 이 책은 나에게 책을 통해 책에 재미를 붙여준 고마운 책이다. 책을 좋아하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들 모두에게 권하고 싶다

최재봉

- 1961년 경기도 양평 출생

- 경희대 영문과, 동대학원 졸업

- 한겨레신문사 문학담당 기자

- 현 한겨레신문사 문화생활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