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단추부터 잘못 꿰어, 책임지는 사람 없이 표류

당진군이 대규모 국제기계공구유통단지로 개발하겠다며 송악면 부곡리와 복운리 일원에 대해 각종 개발행위 허가를 제한한지 일년이 지났으나 당초의 사업명칭이 물류유통단지로 바뀌는가 하면 사업이 지지부진함에도 누구하나 책임지는 사람이 없어 ‘무책임 행정’이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현재 당진군 물류유통단지 사업은 토지확보 방식을 매수방식에서 환지방식으로 변경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는 가운데 사업시행자인 (주)서해안개발과 토지주간에 감보율에 관한 협의가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주)서해안개발은 지난 1월19일 편입토지 소유자를 대상으로 사업설명회를 개최하고 매도동의를 추진했으나 3월말까지 토지주의 동의가 23%에 불과해 매수방식에 필요한 2/3에 훨씬 못 미치자 지난 4월1일부터 소유자 환지방식으로 변경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 18일 (주)서해안개발 측은 “환지방식에 관해 전문업체에 의뢰한 용역이 어느 정도 윤곽이 잡혔으며 현재 주민들과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며 “주민들은 감보율을 50%선으로 주장하고 있는데 비해 회사측은 조금 더 올려야 한다는 의견”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환지방식이 매수방식을 대신해 토지확보 방안으로 제시된 후 4개월이 지난 지금까지 아직 별다른 진척이 없어 추진가능성 등에 대해 의문이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4천680억원에 이르는 사업비 확보에 대해 아직 뚜렷한 대책이 제시되지 않아 실현 가능성에 대한 의문을 더욱 증폭시키고 있다.

실제로 당진군은 지난 6월 주요업무보고와 군의회 정례회에서 이 사업의 추진상 문제점으로 “사업시행자의 사업능력(자본금, 매수가 미제시) 등이 불투명하다”는 점을 든 바 있다.

또한 향후 추진계획에 대해 “매수방식이나 환지방식 등이 모두 실패할 경우를 대비해 사업시행자 변경 등 차선책을 강구하고 있다”고 밝혔었다.

현재 당진군은 토지확보가 계속 지연될 경우 사업시행자 변경 등 차선책을 강구하겠다며 도로공사나 토지공사 등 정부투자기관 및 제1군의 건설업체 등과 공동개발을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당진군 경제항만과 항만물류팀은 “도로공사나 토지공사에서 참여의사를 밝히고 있으나 주로 물류기능 중심이기 때문에 경제유발 효과가 크지 않아 아직까지 상류기능을 중심으로 하고 있는 (주)서해안개발에 기대를 걸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 8월 서울 구로구의 기계공구상가가 당진으로 이전할 계획이라며 총 사업비만 4천648억원에 총 면적 22만9천3백평, 유통시설 및 지원시설에 종사하는 인력만 약 2만5천~3만명에 이르는 등 시 승격의 기반을 구축할 수 있을 것이라던 당진군의 호언장담이 불과 1년만에 실현가능성에 대한 불분명한 입장을 내놓는 지경에 이른 것이다.

그러나 지난해 군민들을 기대에 부풀게 하고 일부 지역의 땅값까지 치솟게 했던 국제기계공구유통단지 사업이 지금의 실현가능성도 불분명한 물류유통단지 조성사업으로 전락한데 대해 지금까지 아무도 책임지거나 사과하는 사람이 없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지금 이 상황에 대해 누구 하나 사과하거나 책임지는 자세를 보지 못했다”며 “지금이라도 책임을 분명히 하고 정확한 정보를 제공해 문제를 해결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