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강점기인 1930년대에 계몽문학의 선구자 심훈의 문학을 기리기 위해 제정된 심훈문학상의 올해 응모작은 총 32편으로 예년보다 훨씬 많은 작품량을 기록했다.

심사위원들의 근 1개월여에 걸친 응모작들에 대한 세심한 심사가 3차에 걸쳐 진행되었다.

그 과정에서 최종 수상작을 선정하기에 이르렀다. 먼저 작품들의 치밀한 독회를 거쳐 예심에 부쳐진 5편의 문제수작들에 대해 집중적인 토의가 진행되었다.

예심에 상정된 소설은 김태수(필명 해이수)의 「돌베개 위의 나날」을 비롯, 윤규열의 「쭈꾸미 축제」, 류경희의 「화생의 꽃」, 정기상의 「빈 사랑」, 김옥숙의 「흉터의 길」 등이었다.

이들 작품들에 대한 보다 구체적인 검토를 통해 올해 수상작으로 김태수의 「돌베개 위의 나날」을 선정하는데 심사위원들의 합의를 얻게 되었다.

실상 예심에 오른 작품들은 각기 특색있는 문학성과 소설적 구조를 갖추고 있었지만 상대적 평가에서 아쉽게 제외될 수밖에 없었다.

그중에서도 「쭈꾸미 축제」와 「화생의 꽃」은 우수한 문학적 역량을 보여주는 작품으로 주목되었다. 전작은 향토성 짙은 전통적 소설구조를 유감없이 보여준 점에서, 후작은 전통성을 추구하는 노력과 예술적 가능성이 크게 돋보였다고 할 것이다. 이들 작품들은 결코 손색없는 우수작들이었다.

당선작 김태수의 「돌베개 위의 나날」은 특이한 소재와 주제로 독자의 각별한 관심을 환기할 문제작으로 평가되었다.

결혼 뒤 아내와 함께 호주 시드니로 유학길에 오른 삼십대 사내의 고달픈 삶의 얘기가 비감으로 그려졌다. 이민의 고달픔과 한국인들끼리 벌이는 청소권 경쟁과 불합리한 노동조건들이 생생하게 부각되었다.

더욱이 이국땅에서 서로 신뢰하고 포용하는 동포애의 모습보다는 ‘임금체불’, ‘하청횡포’, ‘이중계약’, ‘불체자 신분’을 악용하는 실상이 고스란이 담아졌다.

개방화의 물결을 타고 유학과 이민의 꿈을 꾸는 우리 사회의 허상을 고발하고 일깨우게 하는 각성의 메시지를 충격적으로 보여준다고 하겠다.

올해 ‘심훈문학상’ 응모작들을 심사하는 과정에서 지난해보다도 응모편수도 증가했을뿐 아니라 전반적으로 문학수준이 크게 향상되었음을 확인하게 되었다.

그만큼 ‘심훈문학상’의 대외적 평판이 상승되고 있다는 증좌도 될 것이다.

지금까지 수상한 신인작가들이 우리 소설계에서 활발한 문학성과를 보여주고 있음을 공인하게 되었다.

올해 수상의 영예를 안은 김태수작가의 앞날의 정진과 모든 응모작가들의 건필을 축원한다.

남정현(소설가)·윤병로(평론가)

< 심사위원 약력 >

■ 남정현(소설가)

- 1933년 충남 당진출생

- 1958년 「자유문학」으로 등단

- 1961년 제6회 동인문학상 수상

- 2002년 민족예술상 수상

- 창작집 : 분지, 너는 뭐냐?

허허선생 외 다수

- 남정현 문학전집

■ 윤병로(문학평론가)

- 1936년 평남 중화 출생

- 1958년 「현대문학」으로 등단

- 1958년 성균관대 졸업 동대학원 박사과정 수료(문학박사)

- 1974년∼2001년 성균관대 교수 및 문과대 학장 역임

- 2001년 성균관대 명예교수

- 민족문학작가회의 고문

- 월탄문학상(1974), 서울시문화상(1993년), 대한민국문화예술상(1998) 등 수상

- 평론집 현대작가론, 한국 현대 비평문학 서설, 한국 현대 소설의 탐구, 박종화의 삶과 문학, 한국 근·현대문학사

- 윤병로 평론 선집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