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정현(소설가)·윤병로(문학평론가)
올해 심훈문학상 응보작 12편이 심사에 부쳐졌다. 심사위원들이 응모작에 대해 정밀한 읽기와 논의를 거쳐 4편의 우수작을 예심에서 추려낼 수 있었다. 예심에 뽑힌 작품은 (권은정)을 비롯해 (표윤명), (김명숙), (문명란) 등이었다.
이들 예선작들은 소설적 서사구조나 주제성에서 모두 무난한 수준을 갖추고 있어 그 우열을 쉽게 판정하기에 고심해야 했다. 즉 심사위원에게 대번에 매혹하거나 충격을 안겨주는 문제작이 쉽게 떠오르지 않았다는 얘기다.
다행히 예선작 중에서 과 이 상대적으로 서술문체와 주제성에서 여타 작품보다 돋보였다. 이 2편을 놓고 심사위원들의 토의 끝에 상대적으로 오늘의 사회현실의 심층을 생생하게 부각시켰다고 봐지는 권은정의 을 당선작으로 선정하게 되었다.
이 소설은 오늘의 청소년 문제의 이면을 깊이 있게 파헤쳐 그 문제성의 심각성을 제기함으로써 독자의 이목을 끌게 한다. 아버지가 구조조정으로 회사에서 정리해고를 당해 시골로 이사를 가는 중학교 남학생 ‘나’가 도시에서 보낸 몇 달간의 이야기를 생동감 있게 엮어간 소설이다. 갑자기 불어닥친 불우한 현실에서 ‘나’는 여러 모로 갈등하며 탈선하다. 그는 평시에 몹시 괴롭혔던 같은 반 친구 ‘창수’를 각목으로 때리고 겁에 질려 도망을 친다. 결국은 운동장에서 마음의 교류를 확인한다는 말미가 다소 미흡하게 느껴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은 오늘의 우리 현실에 깊이 잠재해 있는 청소년의 병리를 예각적으로 조명해서 소설적 기량을 훌륭히 보여주었다고 평가된다.
■남정현 : 1958년 「굴뚝밑의 유산으로」 데뷔. 제6회 동인문학상 수상. 1965년 「분지」로 반공법에 저촉, 기소되어 징역 7년 구형. 1967년 서울고등법원의 선고유예 판결. 현 민족문학작가회의 자문위원. 저서 대표소설선 「분지(糞地)」 외 다수.
■윤병로 : 1957년 에 평론부문 추천. 1974년 월탄문학상 수상. 1987년 한국펜문학상 수상. 1989년 대한민국문학상 평론부문 본상 수상. 현 한국평론가협회 부회장. 현 국제펜클럽한국본부 부회장. 저서 「현대작가론」 외 다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