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평택시는 헌법재판소의 평택항내 매립지에 대한 권한쟁의 심판사건에서 당진군에 패소한 이후 의미있는 공식입장을 밝혔다.
헌재판결은 많은 문제점이 있으므로 궁극적으로 현재 건설된 매립지(부두) 및 향후 건설될 매립지(부두)가 모두 평택시 지번으로 유지되도록 정부가 법을 개정해 달라며 해수부와 행자부에 건의한 「평택항해상경계변경요구서」가 바로 그것인데 달리 말하자면 해상도계를 다시 설정하여 달라는 것이다.
헌재에서 패소한 평택시의 이런 입장 표명은 「군민에게 희망을 준 일대사건」이며 「전국에 당진군 위상을 제고」하였고 「지방교부세」 등 지방세 세수 증대에 기여할 수 있는 중요한 사건으로 헌재승소를 규명한 당진군의 입장에서는 말도 안되는 일이다. 만약 중앙정부가 평택시의 건의를 받아들여 이를 시행하려 한다면 「13만 당진군민의 이름으로」 평택항 「해상봉쇄」 등 모든 수단을 동원해서라도 단호히 막아내야 할 문제인 것이다.
그렇다면 평택시는 당진군의 반발과 불편한 관계를 뻔히 예상하면서 왜 이런 주장을 굳이 제기한 것일까? 헌재 판결문 중 다음 구절에서 그 해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다만 제방의 관할권한이 당진군에 귀속될 경우 관리상 비효율 등 불합리한 결과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될 경우 국가가 관할구역경계변경절차에 따라 제방의 구역경계를 변경할 순 있다.”
평택시 지번부여가 잘못되었다고 우리편을 들어준 헌재가 당진군 지번이 관리상 비효율적일 경우 도계를 다시 변경할 수 있다고 동시에 또 다른 판결을 한 것이다.
추측컨대 향후 평택시는 이미 건설되었거나 건설중인 해당부두 모두는 평택시로부터 진입할 수밖에 없다는 점을 집중적으로 부각할 것이며 이를 당진군 지번의 불합리한 결과로 몰고 간 후 최종적으로 해상도계의 신규 설정을 주장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의 건의서는 그 계획의 1차 시도로 보이며 내항부두 호안공사가 진척될수록 그 강도는 점점 더 조직적이고 거세어질 것으로 예측된다.
평택항 개발에 충남도와 당진군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 막대한 자체 예산을 투입해온 경기도와 평택시가 경기도 유일의 항만인 평택항을 3대국책항만에 포함시키려 기울여온 그 동안의 집요한 노력과 상당한 수준의 항만조직을 고려한다면 이번 헌재 판결로 인하여 향후 3대 국책항만 대상에서 평택항이 탈락할 수 있다는 위기감을 실제로 느끼고 있거나 한발 더 나아가 오히려 그런 위기감을 의도적으로 확산시켜 이번 기회를 통하여 헌재의 판결문을 최대한 합법적으로 이용하여 새로운 해상도계를 설정하는 계기로 삼으려는 고단수의 전략을 구사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가 든다.
이 우려가 사실이라면 조만간에 양 지자체간의 분쟁이 양방에서 동시에 치열하게 벌어질 것이 자명하며 이를 이유로 평택·당진항 지정은 계속 유보될 가능성이 크다.
당진항 지정의 주무부처인 해수부는 양 지자체간의 합의를 당진항 지정의 전제조건으로 이제까지 주장하여 왔음을 주목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이 경우 지금까지 그래왔듯이 평택시는 분쟁은 분쟁이고 개발은 개발이라는 식으로 계획된 항만건설을 지속적으로 진행한 후 어느 적정 시점에 이르면 서울시를 능가할 정도라는 경기도의 행정력과 정치력을 이용하여 새로운 도계설정을 정식으로 요구한후 해수부와 행자부의 결정에 따르자고 주장할 가능성을 간과해서는 안될 것으로 본다. 이런 일련의 추측들이 혼자만의 기우로 판명되기를 바라지만 작금의 상항을 볼 때 정확한 대책을 준비해야 할 때인 것 또한 분명하지 않은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