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한해는 집집마다 실업자와 신용불량자로 넘쳐나고 중산층과 서민이 몰락하고 청년들은 일자리를 찾지 못하고 노동자들은 비정규직으로 전락해 나라가 매우 어렵고 혼란스러웠던 한 해였다. 2004년 각자가 경제를 보는 시각은 상이하고 해법도 다를 수 있지만 한국 경제위기의 원인과 대안이 무엇인지 알아본다.
첫째, 내수부진 극심 및 장기화다. 2004년 3/4분기 중 민간소비 증가율이 전년에 비해 -0.8%로 2003년 2/4분기 이래 6분기 연속 감소하는 등 민간소비가 70년대 이후 처음으로 2년 연속 감소했다. 가계부채 잔액은 2004년 9월 말 기준 465조 2천억원으로 1999년 말 214조원의 두 배 이상 증가해 내수부진이 지속되었다.
2004년 도시근로자가구의 가구당 부채상환액은 월평균 64만원으로 처분가능소득 271만원의 1/4에 달하는 등 가계원리금 상환부담으로 소비가 크게 위축되었다. 재정지출 확대, 일부품목의 특소세 폐지 등 경기부양책이 실시되었으나 소비를 진작시키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둘째, 대내외 악재 돌출로 경제심리 위축이다. 고유가, 중국의 긴축재정, 주요국의 금리인상 등 불안정한 대외여건이 경제심리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 대통령 탄핵사태, 신행정수도특별법 위헌 결정 등 큰 사건들이 이어지면서 계층간·지역간 갈등이 분출되어 경제주체들의 심리가 크게 위축되었다.
셋째, 청년 취업난, 비정규직 증가로 고용불안 지속이다. 잇따른 청년실업 대책에도 불구하고 청년(15~29세)실업자가 2004년 1~11월 중 38만 8천명으로 전년 동기대비 2.7% 증가했다.
그러나 잠재적실업자를 포함하면 95만명 수준으로 훨씬 더 증가한다. 단기계약 및 임시직 근로자가 늘어나면서 비정규직 근로자는 2003년 460만 명에서 2004년 540만명으로 급증했다.
넷째, 건설경기 침체다. 건설수주액(2004년 1~10월)은 전년 동기대비 14.8% 감소한 69조원이다. 특히 민간부문 수주와 주택건설이 전년 동기대비 각각 20%, 32.4% 급감했다. 정부의 지방균형발전 계획의 영향으로 지가는 3%정도 상승하고 특히 충청권은 신행정수도 위헌판결에도 불구하고 충남 지가상승률은 2.40%(1/4) →4.65%(2/4) → 3.93%(3/4)로 꾸준한 상승 추세이다.
다섯째, 중소기업 경영애로 심화다. 내수침체, 원가상승, 금융불안 등으로 중소기업의 평균가동률이 중소제조업 60%, 제조업 평균 80%에 불과했다.
여섯째, 공장 해외이전 확대다. 국내기업들은 경기침체와 고임금 부담으로 해외로 공장이전이 확대되어 2004년 1~10월 중 해외직접투자는 3,030건, 44억 3,800만 달러로 전년 동기대비 각각 38.0%, 45.6% 증가했다.
금년도 국정기조는 정부나 정치권 등 모두가 경제회복에 초점을 두어야 한다.
통화정책은 가계부채문제가 해소되지 않은 상황을 고려하여 정책금리를 탄력적으로 운용하고 재정정책은 사회인프라 구축 등에 지출을 확대해야 한다. 교육, 의료, 레저 등 해외수요가 높은 서비스 분야에 투자하여 국내수요 기반을 확충할 필요가 있고 국민연금, 건강보험 등 사회보장제도의 개선을 통해 미래불안에 따른 경제활력 저하를 막아야 한다.
부동산시장 위축 등이 가계나 금융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며 기존 주택담보대출의 「모기지론」전환 등을 확대하고 신용불량자제도 개선으로 가계부채문제를 최소화 해야 된다.
행정절차를 간소화·투명화하고 규제관련 법률구조를 네거티브(negative) 시스템으로 전환하는 등 기업활동을 위축시키는 제약요인을 없애야 한다.
정부가 국민들에게 희망과 비전을 제시하고 정책의 일관성과 운영의 효율성이 생긴다면 우리 경제의 역동성을 다시 살려낼 수 있다고 본다.
끝으로 정치권은 경제를 살리고 민생을 살피는 일에 좌우가 있을 수 없고 여야가 있을 수도 없다. 쓸데없는 이념 논쟁이나 정체성 논쟁은 민생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점을 지적하고자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