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리 희뿌연 안개 속에 쌓여 봄의 여신이 생명의 씨앗을 뿌리고 다닌 듯, 하나 둘 파릇한 새싹이 고개를 들고 세상을 향해 그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대지의 온갖 나무와 풀들이 껍질과 땅을 헤집고 나와 자기 삶을 향하여 열정을 품 듯 그 소리 없는 열망은 그것을 바라보는 인간에게 전해져 소망이 되고 희망이 되어 오늘도 우리의 가슴을 들뜨게 하고 부풀게 한다.

봄은 분명 우리가 잃어버리고 사라져버렸던 희망의 끈에 불을 지피는 힘을 가지고 있다.

그것은 각자의 삶으로 분출되어 한 사회를 움직이고 발전시키는 힘의 근원이 되어 왔다.

끝없이 한 인간을 움직이게 하고 아름답고 활기 넘치는 한 사회를 움직이는 힘, 그것은 바로, 부활한 생명에 대한 외경심 이라고 말할 수 있겠지만 그러나 우리 서민의 삶에 있어서 우리의 현실은 자본주의 하의 경제적인 안정의 소망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사실일 것이다.

희망을 갖지 못한 채 살고 있다는 현실

지난해 연말 어느 조사에 의하면 우리나라 직장인 10명 중 6~7명은 열심히 일해도 잘 살 수 없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또한 자영업 80% 정도가 매출감소와 경영난을 호소하고 있다고 한다. 그만큼 우리사회는 경제적 희망과 활력이 없이 비관과 방관 내지는  체념 속에서 그 누구도 우리에게 비전을 제시하지 못하고 희망을 갖지 못한 채 살고 있다는 현실이 밝혀졌다.

싱가포르의 전 수상 리콴유의 이야기는 유명하다. 싱가포르는 농업, 광물자원이 거의 없는 나라이고 19세기부터 동남아시아의 중계자유무역항으로 발전해 왔지만 리콴유가 지도자가 되고부터 국민들에게 1, 2, 3, 4, 5를 주겠다고 소망을 제시하며 국민들에게 적극적인 협조를 요청했다고 한다.

그것은 한 명의 아내, 두 명의 자녀, 세 개의 잠자는 방, 네 바퀴 달린 자동차, 주당 5백의 싱가포르 달러 1인당 국민소득을 실현하는 희망의 메시지를 준 결과 2002년 통계 국민1인당 소득이 우리의 2배가 되는 2만6천불의 경제선진 국가가 된 것이다.

희망만이 우리를 끌고 간다는 사실

이와 같이 한 국가내에서 정치가 국민에게 주는 비전은 매우 중요하다. 때로는 절망과 체념의 현실에서 사람들은 희망을 목말라하고 그리워하기도 하지만 사람들은 자기의 잠재된 능력을 알아보지 못하고 한없이 어둠 속으로 꼭꼭 숨어버려 자신을 드러내기 싫어한다.

희망이 없는 사람은 늘 혼돈과 방황 속에서 우왕좌왕하다가 시간을 보내고 자기를 바라보지 못하고 남이나 헐뜯으며 보내기 쉽다. 그러한 사회는 늘 정체되어 있고  발전이란 없다. 결국 희망은 그것을 찾고 발견하는 자에게 다가오고 인간이 희망을 끌고 가는 것이 아니라 희망만이 우리를 끌고 간다는 사실을 깨달은 시점에서  체념을 극복할 수 있고 떨치고 일어설 수 있다는 사실이다.

우리는 분명 이 봄에 자연의 신비한 생명을 바라보며 희망과 기대를 가져보자. 미래가 그리 찬란하지 않더라도 우리의 현실에서 냉정한  관찰과 좀더 세밀한 안목을 가지고 새로운 계획을 세우는 것이 희망을 붙잡는 첫걸음이 아닐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