읍·면순방 석달만에 현안보고회 또 열기도

당진군이 최근 주최하고 있는 각종 행사가 예정에 없이 규모가 커지고 성격이 비슷한 행사를 연달아 개최하는 등 그 배경을 놓고 갖가지 추측이 무성하다.

더구나 이러한 행사들에는 대부분 읍·면단위의 조직들이 동원되고 있어 가뜩이나 농번기 일손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농민들로부터 볼멘소리가 쏟아지고 있다.

당진군은 지난 5월11일 농업기술센터 농원관에서 쌀사랑 음식축제 추진위원 위촉식을 가졌다.

이날 행사에는 추진위원으로 위촉된 각 읍·면 조합장 및 기관·단체장, 농업인 단체장, 주민 등 100여명이 참석했다.

이날 행사는 당초 추진위원단 54명만 참석대상이었다. 그러나 행사 하루 전날인 지난 10일, 갑자기 각 마을이장, 지도자, 부녀회장까지 참석하는 행사로 규모가 확대돼 1개 읍·면당 10명씩 이른바 ‘인원수배’가 이뤄진 것으로 확인됐으며 행사명칭도 사업설명회로 바뀌었다.

이 행사를 주관한 농수산과 관계자는 “당초 추진위원만 참석해 위촉식을 하고 축제에 대한 설명을 듣는 자리로 계획했었다”며 “그러나 올해 전국적인 행사로 치를 예정인 만큼 여러 사람이 참석하는 것이 좋겠다는 판단으로 참석대상을 넓히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정작 각 읍·면에서는 농번기에 갑작스런 인원동원령으로 적지않은 곤란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모 읍·면의 담당공무원은 “지금 한창 농번기여서 행사 하루 전날 인원을 모집한다는 게 여간 어렵지 않은 일”이라며 “원래 위촉식만 하기로 했던 것으로 아는데 갑자기 행사가 커진 이유를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한 이장은“하루 전날 연락받고 면직원 보고 대신 가라고 할 수도 없는 노릇이어서 마지못해 나온 것”이라며 “추진위원들만 참석해도 되는 행사에 굳이 이장들까지 불러들인 이유를 알 수 없다. 행사내용도 다분히 전시적이고 요식행위라는 인상을 받았다”고 말했다.

한 참석자는 자신의 바쁜 처지를 빗대 “섣달 그믐에 시루 빌리러 다니는 꼴”이라며 “쌀사랑 축제가 결국 농민들을 위한 행사인데 농민들이 가장 바쁜 시기에 설명회를 하는 것이 공감대 형성에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행사의 성격과 걸맞지 않는 참석 대상자 늘리기 관행은 지난 2월에 개최된 도청유치 타당성 중간 용역보고회에서도 있었다.

이 행사에도 각 읍·면의 이장 지도자 부녀회장들까지 모두 200여명이 참석했는데 참석대상만 놓고보더라도 중간용역보고회라는 성격에 맞지 않는 행사였다는 것. 군청 소회의실에서 20~30여명 남짓 참석한 가운데 군청이전, 터미널 이전 같은 현안사업 용역설명회가 개최되었던 전례와 비교할 때 ‘파격적인’ 인원의 행사였다는 것이다.

당진군은 또 군수의 읍면순방이 있은지 불과 석달만인 지난 3일, 지역현안보고회라는 이름으로 읍면순방과 별 차이가 없는 행사를 신평면에서 또 개최해 ‘선거용’아니냐는 논란을 빚기도 했다.

당진군의 이러한 잇단 행사키우기, 행사만들기 배경엔 내년 선거에 재출마가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민종기 군수의 의중이 작용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추측을 낳고 있다.

실제로 쌀사랑 위촉식 행사에서 민 군수는 전체행사 시간 50분 중 무려 20분을 추진위원 소개와 인사말을 하는데 썼다.

민 군수는 또 지난 9일 열린 확대간부회의에서 곧 개관예정인 문예의 전당 개관식 행사를‘대대적으로 하라’고 거듭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지난해까지 없었던 스승의 날 행사를 수백여명이 참석하는 대규모 행사로 기획할 것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분을 밝히지 말 것을 요구한 한 공무원은 “담당직원의 입장에서 갑자기 행사가 커지거나 없던 행사를 만들라는 지시가 내려오면 부담이 큰 것이 사실”이라며 “그러나 군수입장에서는 선거가 불과 1년 앞인데 하루라도 표를 의식하지 않을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