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순(耳順)을 넘긴 반백들이 모이는 작은 철골방에서 먼지와 같이 흩어졌던 정보들을 모아 먹구름처럼 부풀려 세상일들을 염려하며 시간들을 보내고 있다.

고루(固陋)한 성격을 지닌 거구의 노인이 뒷전에서 늑간(肋間)을 긁으면서 인불학 부지의(人不學 不知義)라 사람이 배우지 않으면 의를 모른다 하여 이사(夷俟) 한쪽 무릎을 세우고 앉은 자세로 심히 우려하고 있을 무렵 반대편에서 상두(象頭)같은 노인이 격조와 품위를 함께하면서 인무원려 필유근우(人無遠廬 必有近憂)라 사람은 멀리 생각하지 않으면 반드시 가까운 근심이 있느니 라고 한마디 읊조려 놓고는 연신 담배만 피워물고 있다.

속이터져 심통이 있었는지 옆에 있던 호리(狐狸) 여우와 살쾡이같은 고희를 넘긴 향당의 장수가 좌정을 살피며 행기유치(行己有恥) 자기행함에 염치를 알라하며 느네들이 뭘안다고 막여치(莫於齒)도 모르고 떠드느냐 하면서 개불인지인야(皆不人之人也)라 다 어질지 못한 사람들이구나 하며 호통을 치니 십유오(十有五) 명들이 숨죽이며 조용히 눈을 아래로 내려놓고 앉아들 있다. 침묵이 흐르고 있다 어디선가 내려앉은 공기를 가르고 세성(細聲)으로 오늘 처음 입명(入名)한 촌노가 하는 말이 붕우유원친(朋友有遠親)인데 내 인사겸 한마디 하오리다 하니 이를 두고 미견언 색이언 위지고라 안색을 살피지 않고 말함은 눈치가 없는 것이거늘 그 또한 좌중으로 무릎을 끌면서 들어오더니 목례를 하면서 내 보자하니 견수지같은 사이에 세불아연(歲不我延) 세월은 우리를 위하여 더디 가지 않는다 그런데 이렇게 잡담으로 일관하고 있을 것이요, 내 오늘 안주와 더불어 한잔 사볼까 하는데 다같이 주봉지기(酒逢知己)함이 어떻소. 주문하여 온 술잔에 입들이 분주히 움직인다.

그 가운데 인의예지(仁義禮智)가 있고 노소장유천분질서가 있는데 유이불학 노무소지(幼而不學 老無所知)라 어려서 배우지 않으면 늙어서 아는 것이 없거늘 무지함을 모르고 언다어실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끽타주권타인(喫他酒勸他人)이라 남의 술을 마시면서 다른사람에게 권하며 시유악취이강주(是猶惡醉而强酒) 취하는 것을 싫어하면서 억지로 술먹는 버릇을 왜 모르는가 이절지주(而絶旨酒) 술을 끊어야만 할 것이다.

유상지여불우불이(有上知與不愚不移)라 오직 가장 지혜로운 사람과 가장 어리석은 사람은 변하지 않는다 했으니 사주와 유이불학의 성립으로 그렇게 살아가야만 할 것이다.

만소와 다주로 흥이 있어 즐거운 자리이지만 노무소지한 촌노의 언행이 심상치 않다.

호용질빈난야(好勇疾貧亂也)라 용맹을 좋아하고 가난을 싫어하면 난동부릴 징조다.

주위눈치 살피며 이유없이 하나둘 자리 옮겨 인사없이 떠나니 어느덧 땅거미가 졌고 먼데 가로등 안개속에 적막이 깃든다. 갈 곳 찾아 등굽은 허리 앞지르며 정립하려 애쓰지만 이삼보에 흩어지고 그렇게 반복하며 사라져 와실(蝸室)에서 몽리(夢裡)에 젖어들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