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월부터 수매약정농가를 대상으로 실시된 추곡수매결과 농가들이 쌀값 상승에 대한 기대로 수매를 기피해 약정물량의 79%를 채우는 수준에 머물렀다.

지난 13일 사실상 마무리된 줁99 추곡수매실적에 따르면 약정수매량 51만6천745가마(40㎏ 단위, 물벼 포함) 중 41만798가마만이 수매돼 약정물량의 80%를 밑도는 저조한 실적을 나타냈다. 이는 84%를 기록했던 지난해 보다도 5% 낮아진 수치다.

이중 지난해 25만여가마에서 올해 35만8천여가마로 수매량을 대폭 늘린 물벼의 경우 그나마 융자수매를 시범적으로 실시하고 있는 고대면을 제외하고는 100% 완료됐으나 말린 벼의 경우 약정물량 15만7천770가마중 불과 5만5천713가마(35%)만이 수매돼 전체 수매율이 떨어지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이같이 올해 수매실적이 저조한 데에는 산지쌀값이 정부 수매가를 웃도는 데다 태풍 등의 영향으로 작황이 좋지 않아 쌀값이 오를 것이라는 전망에 따라 농가들이 수매를 기피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약정을 파기할 경우 약정가격의 40%가 지급된 선금을 반납하고 선금의 7%를 위약금으로 물어야 함에도 농가들은 정부 수매보다 시중출하를 선택한 것이다.

당진군 농민회 허충회 회장은 “정부수매가 운반·포장 등 번거로운 과정을 거쳐야 하는데다 수매가 마저 일반 정미소에서 사들이는 가격보다 낮다보니 자연히 농가들이 정부수매를 기피할 수밖에 없다”며 “생산비가 보장되는 가격으로 수매가를 올리는 것이 유일한 대안”이라고 말했다.

당진군 산업수산과 이수 과장은 “WTO 협정에 따라 앞으로 정부수매량은 어차피 줄어들 수밖에 없다”며 “2004년까지 농협 RPC에서 당진 쌀생산량의 50%를 소화할 수 있도록 건조·보관시설을 확충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지난 여름 폭우와 태풍 등으로 침수·도복피해를 입은 농가가 많아 수매등급도 크게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는데 전체 수매물량 중 1등급이 35만8천657가마로 전체 수매물량의 87.3%를 차지, 94.7%를 기록한 지난해 보다 크게 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