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새벽 추위와 어두움을 견디어내면서 새날을 시작하는 사람들을 꼽으라면 각 교회의 승합차를 제일 앞자리에 두고 싶습니다. 새벽 4시면 승합차에 시동을 걸고 각 교인 집으로 가서 새벽 기도를 올리기 위해 나서는 교인들을 예배당으로 모셔오는 차량들입니다.
승합차 유리에 성에가 끼어 밖이 안보일 때, 옷소매를 걷어올려 유리창을 문지르면 포근한 날씨 탓에 안개가 자욱하게 건물을 감싸고 피어오르고 있는데, 큰 전등불에 서서히 드러내 보인 아담한 건물이 며칠 전부터 자태를 아름답게 뽐내고 있습니다. 이름 붙이기를 당진군 노인종합복지관(?)(합덕읍 운곡리)이라고 했습니다.
요즈음 나무가 잎과 열매를 다 떠나보내고 비어있는 모습을 보면 마음이 푹 가라앉는 것입니다.
합덕 소들문화회관 정원에 수령 약 150년이 되는 높이 15m 정도의 상수리나무가 한그루 서 있습니다. 합덕의 상징이며 합덕에 고향을 둔 사람들이 고향을 말할 때 1순위에 오르는 것이 구 읍사무소의 상수리나무입니다.
상수리나무는 근대 90여년 합덕의 역사를 보았고, 들었고, 체험하고 있는 거목이며 우리에게 참으로 많은 것을 침묵 중에 가르쳐주고 있습니다. 자신의 상황에 잘 적응할 줄 아는 지혜와 때를 알고 기다릴 줄 아는 인내, 그리고 자연의 질서를 파괴하지 않고 자기 생존을 지키는 조화로움 등이 그런 것입니다. 이른 봄에는 푸른 새싹을 피워 우리에게 희망을 주며, 여름에는 녹음으로 우리에게 시원한 쉼터를 제공하고, 가을에는 열매를 맺어 우리의 먹을거리를 제공해 주는 합덕의 명물 1호 상수리나무입니다. 참을성과 믿음으로 묵묵히 지켜보는 상수리나무야말로 우리 합덕읍민들에게 가르치는 고목나무의 교훈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지난 봄철 합덕대건노인대학의 학습 풍경 중 한 장면을 소개합니다. 때는 지방선거철이라 각급에 입후보한 후보자들이 줄을 이어 찾아들었습니다. 노인학생들에게 큰 절을 올리며 누구나 약속이나 한 듯이 “합덕에 새로 들어서는 노인복지회관은 여러분의 집입니다. 완성하면 꼭 대건노인대학에 운영권을 드려 편안한 노후를 즐기시도록 해 드리겠다”고 공약을 스스로 했습니다. 그때 약속하신 입후보자 중 지금 당선되어 활동하고 계신 분이 여러분 있습니다.
공자님은 논어에서 정치란 선지, 로지(先之,勞之)라고 했습니다. 백성들이 해야 할 일들을 자신이 먼저 앞장서 실행하고 몸소 수고하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만인 앞에 공약한 것은 꼭 지키는 것이 정치인의 큰 덕목이라 생각합니다.
합덕대건노인대학에는 20여년의 자원봉사와 노인대학을 운영해온 베테랑 노인수발 봉사자들만 모여 있습니다. 그리하여 2000년에는 당진군에서 처음으로 사회복지부문 충청남도 문화대상을 수상한 바 있습니다. 그리고 노인학을 전공한 박사님(대학에 출강하는 교수님)이 노인대학의 교학부장으로 근무하며 사회복지사 1급 자격증을 갖추고 있습니다. 그 외에도 레크리에이션 자격증 소지자 및 건강 관리사 등 다양한 재능을 가진 사람들로 구성된 단체입니다.
작년 봄철 노인대학 학생들 앞에서 공약하신 것 잊지 않고 계시리라 믿습니다. 즉 노인복지회관을 대건노인대학에게 수탁운영하게 하겠다는 약속 말입니다.
노인복지회관의 정문은 아직 굳게 닫혀 있지만 가까운 장래에 노인들에게 희망을 드리는 환하게 열린 복지회관 현관문이 되리라고 기대해 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