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칼럼

이충영 참여연대 사무국장

소난지 상수도 공사 빌 철저히 수사해야

99년 2월 5일 참여연대는 운영위의 결의를 거쳐 난지도 현장조사단을 구성하여 현장을 방문했다. 섬에서 주민의 친절한 안내와 함께 난지도 상수도 시설공사 현장의 이곳 저곳에 대한 설명을 들으며 문제가 된 현장을 일일이 눈으로 확인 할 수 있었다. 이미 마을 주민과의 면담을 통해 부실공사의 전모를 어느 정도 짐작하고 있었지만 막상 눈으로 확인하니 "百聞이 不如一見"이라는 말의 의미를 되새길 수 있었다.

현장은 비전문가의 눈으로 보아도 총체적 부실이라는 말로밖에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형편없고 실망 스러웠으며, 오히려 온전하게 시공된 곳을 찾아내기가 어려울 정도였다. 설계변경을 통한 공사비 과다계상, 내역서와는 상이한 자재사용, 인허가 과정의 문제점 등 수많은 의혹이 꼬리를 물었다.

발전소 주변지역 지원사업으로 제공된 한전의 지원금은 주민의 숙원사업이나 소득사업을 위해 제공된 일종의 피해보상금 성격을 갖는다.

소난지도 주민들은 원래 이 마을의 소득사업인 지원금을 민박촌 건립을 위해 계획서를 제출하여 지원금을 배당받았다. 그러나 이미 2차에 걸쳐 시행된 군의 상수도 사업 역시 부실시공으로 1차 공사는 3개월, 2차 공사는 6개월 만에 고장이 나 우선 식용수가 급한 섬의 특성상 계획을 변경하여 상수도 공사를 당진군에 다시 의뢰했다.

그래도 주민들은 군을 믿었던 것이다. 그러나 "고양이한테 생선을 맡겼다"라는 표현을 감히 쓸 수밖에 없는 상황이 이 조그맣고 고립된 섬에서 발생했다.

이와 같이 공무원이 관련된 부정부패 사건이 발상할 때마다 "한 마리의 미꾸라지가 전체 샘물을 흐린다"라고 자주 표현한다. 맞는 말이다. 공직사회 전체가 부패하고 타락했다고 믿지는 않는다. 오늘도 묵묵히 자리를 지키며 성실하게 주민을 위해 봉사하는 공무원들을 나는 많이 알고 있다. 소수의 비리에 연루된 공무원 때문에 전체가 싸잡아 비난을 받아서는 안된다.

이번 기회에 당진군은 흙탕물의 주범이 누구인가를 규명해야 하고 마땅히 규명된 결과에 따라 엄정한 조치가 뒤따라야겠다.

수사당국 역시 이번 사건을 도마뱀 자르기식의 수사로 마무리 지어서는 안된다. 부패의 사슬고리를 찾아내는데 수사의 초점이 맞춰져야 할 것이다.

주머니 속의 송곳은 드러나 보이게 마련이다. 언발을 소변으로 녹이려는 우를 범하지 않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