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전 해외연수로 네덜란드를 다녀온 분의 기행문을 보니 옆과 같은 이준 열사의 한시가 실려 있었는데 그중에서 특히 시선을 끄는 부분은 “그롯되게 살면 차라라 죽음만도 못하고(誤生不如死) 제대로 죽으면 도리어 영생한다(善死還永生)"는 것이었다.

그러면 어떻게 사는 것이 그릇된 삶이고 어떻게 죽는 것이 제대로 죽는 것이길래 이준 열사는 명쾌한 교훈을 남겼을까? 그 해답은 자명(自明)하다.

“그릇된 삶(誤生)"에 대해 생각해 보자. 결혼해 부부가 되어 백년해로(百年偕老)를 약속하고 백인(百忍)은 커녕 십인(十忍)도 못하고 헤어지는 경우, 가시고기같은 물고기나 새나 짐승만도 못하게 자녀를 내버리고 이혼하는 경우, 묻지마 관광객처럼 바람피는 부부생활, 부모·조부모를 버리거나 폭행·살해하는 사례, 수족(手足)과도 같은 형제자매간에 재산 때문에 재판하는 삶, 동창회에 나가 제 자랑 하다가 왕따당하는 사례, 즉 자기 지위 과시, 재산 과시, 자녀 과시하러(?) 나오는 사람, 몇십년간 한번도 은사에게 스승의날 축전이나 선물이나 식사대접 조차 않는 삶, 너무 인색해 구두쇠란 별명을 갖는 사람, 이해득실에 따라 옳고 그름이 자주 바뀌는 사람, 선거때만 되면 술 몇잔, 식사 1∼2끼, 돈 몇 만원에 의리와 정의가 자주 바뀌고 도덕적으로 형편없는 사람으로 비난받는 사람이라도 자기에게 이로우면 의리와 양심도 마구 바꾸는 생활, 심지어 국가가 위기에 처했을 때 개인과 가정의 부귀영화를 위해 매국노(賣國奴) 활동을 하는 사례 등등 그 사례는 필설(筆舌)로 다하지 못할 정도로 수백, 수천가지일 것이다.

그러면 ‘제대로 죽는 것(善死), 올바르게 잘 사는 것(善生)은 과연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생각해 보자. 원앙새와 같은 잉꼬부부 생활, 백인당(百忍堂) 택호(宅號)는 없어도 한 집에서 3대-4대 동거하면서 수범되는 생활, 평생을 외도없이 사는 부부생활, 모든 모임(동창회, 친목회, 회의 등)에 항상 출석하고 회비 완납하는 사례, 사회적 지위와 돈(재산) 자랑 않는 삶, 항상 겸손해 오만방자하지 않는 생활, 남과 사회를 위해 물심양면으로 봉사하는 생활, 국가의 위기에 자신과 가족 모두가 그 위기 해소에 앞장서서 생명을 초개같이 바쳐 국가와 민족의 사표가 되는 사례, 즉 이준, 이순신, 안중근, 유관순, 윤봉길, 김좌진 등등 수많은 애국지사들을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세계의 수많은 성현(聖賢)들이 갈파한 그 어느 것 못지 않게 이 이준 열사의 한시(漢詩)의 참뜻을 우리 인류는 영원히 기억하고 자기반성과 함께 일생의 좌우명으로 삼고 그 실천에 앞장서 나아가야 하겠다. 이준 열사는 생물학적 생사(生死)와 역사적 생사를 매우 명쾌하게 판결했다.

필자는 우리나라 국민뿐만 아니라 60여억 세계 인류 모두에게 어느 성현 못지 않게 인생관에 대한 명쾌한 좌우명으로 삼아야 한다고 권하고 싶다.

시제 (詩題)미상

(이준 열사)

사람이 죽는 것이 무엇이며  人死稱何死  며

사람이 산다는 것이 무엇이냐 人生稱何生 고

죽어도 죽지 않는 것이 있고  死而有不死  요

살아도 살지 아니함은 있나니 生而有不生  니

그릇되게 살면 차라리 죽음만도 못하고 誤生不如死  며

제대로 죽으면 도리어 영생하는 것이니 善死還永生  라

살고 죽는 것이 모두 나에게 달렸다면 生死皆在兒  하니

모름지기 죽고삶을 바르게 힘쓰라 須勉知死生  하라

- 헤이그 이준 평화박물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