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하게 사는 게 가장 바라는 거죠. 어머니에게 아들 역할,

아이들에게 아버지 역할 제대로 해보고 싶어요.” - 최장성 씨

“어느 부부든 사는 거 똑같아요. 믿어주고 이해해주는 거예요.” - 이이통 씨

지난달 27일 5쌍의 다문화가정 합동결혼식이 설악웨딩홀에서 열렸다. 국경을 넘어 평생 서로를 의지하며 살겠다고 약속을 한 이들의 이야기가 궁금해 당진읍에 살고 있는 최장성(56)·이이통(37) 부부.

이들 부부는 현관에서부터 환한 얼굴로 반겨줬다. 덤덤했던 최장성씨와 달리 이이통씨에게 이번 결혼식은 감격스러운 기억이었다.

“감동했어요. 다들 도와줬어요. 친구들도 많이 왔어요. 고마운 사람들 많아요.”

함께 한 지 10개월째 되는 이들 부부 이야기는 남들 사연 못지 않다. 최씨는 IMF가 터지기 전 시작했던 주식으로 경제사정이 어려워졌다. 보증 섰던 것도 피해로 돌아오기 시작했다. 가정 경제가 안정되지 못하면서 전 부인과 헤어지게 됐다. 이이통씨를 만나기 전까지 두 아들과 함께 살았다.

이이통씨도 중국에서 요리를 배우고 직장생활을 해왔다. 자녀를 둘 이상 낳을 수 없는 중국에서 첫째 딸을 낳고 남편과 헤어지게 됐다. 여러 차례 맞선을 본 두 사람의 공통적인 생각은 모국에서 함께 살 동반자를 찾을 수 없다는 것이었다.

함께 한 지 1년이 안되는 이들 부부에게 문화적인 차이, 나이 차이가 가끔씩 걸림돌이 된다. “중국에선 남자가..”, “한국에선 여자가..”는 두 사람의 대화에서 자주 들을 수 있다. 한국에 오기 전 한국어 학원을 다니며 한국말을 익힌 이이통씨는 간단한 대화는 어렵지 않았다. 그래도 속이야기 다 말 못하고 전부 알아듣지 못했다. 그 점에서 이번 합동결혼식이 의미가 크다. 의사소통이 완벽하지 않은 두 사람이 서로를 이해하게 됐다.

“이 사람이(이이통) 한국에 와서 왜 결혼식 안하냐고 졸랐죠. 난 아직 빚이 남았고 생활하기도 빠듯한데 조르는 통에 결혼식 사진만 찍어 중국에 보냈습니다. 결혼하는 날 기뻐하는 모습보니 그렇게 면사포가 쓰고 싶었나 했죠.”

결혼식이 끝난 후 5쌍의 부부는 한 자리에 모였다. 중국과 베트남에서 온 5명의 부인들은 감동이 가시지 않아 눈가가 그렁그렁해졌고 그 모습을 보는 남편들이 오히려 숙연해졌다.

두 부부는 여전히 토닥거린다. 서로 고집부린다며 한치의 양보가 없다. 그래도 “한국이 너무 깨끗하고 사람들이 친절해 좋다”는 이이통씨와 군말없이 중국식 음식을 먹는 최장성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