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29일 일본참의원(상원) 선거에서 전체의석 242석 중 절반인 121석을 선출했다. 이 선거에서 집권당인 자민당이 대패하여 제2당으로 전락했다. 예상밖으로 37석만 건져 의석이 83석으로 크게 줄어드는 참패를 했다. 반면에 민주당은 60석을 획득, 의석이 109석으로 불어나 제1당으로 부상했다.

이와 같은 민주당의 오자와 이치로 대표가 내세운 ‘생활유신’이란 구호가 주효했다. 오자와 대표의 약자와 지방을 박대하는 정치를 끝장내자는 호소가 승기를 잡았다는 것이다. 오자와 대표는 유세기간 내내 민주당만이 잊혀진 시골을 되살릴 수 있다고 역설했다고 한다.

그는 또 ‘농촌일본’의 재건을 약속하며 가는 곳마다 일본인의 고향은 농촌이며 모든 것의 출발은 농촌이라는 것을 잊지 않았다. 수입농산물에 눌려 신음하는 농업을 살리기 위해 83억 달러의 국가재정을 신규로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불요불급한 재정부분에서 1270억 달러를 절감, 또는 삭감해서 재원을 조달하겠다는 뜻이었다.

그의 전략은 주효해 농민표의 60%를 획득, 농촌지역 의석 29석 중 17석을 차지했다. 반면에 자민당은 6석을 얻는데 그쳤다. 농민의 표로 당선된 의원들이 의회에 나가서 누구를 위해 일하겠는가는 두말할 필요도 없다.

농민들과 대화를 나누다보면 농민단체가 왜 정치에 관여하느냐는 말을 가끔 듣는다. 그것은 모르는 소리다. 각계 각층의 지원을 받으며 그들의 지지를 받고 당선되면 지원을 해준 단체의 요구를 위해 의정활동을 한다. 우리 농민들도 일본 농민들의 선택을 교훈으로 삼아야 된다고 생각한다.

지난 12월 3일 국회 예결위 계수소위에서 쌀 직불금 1957억원 등 2232억원의 추가삭감을 합의했다. 국회 농림해양수산 위원회가 1052억원의 순증액을 포함해 3199억원을 증액시켰다. 이는 농업예산 증가율을 정부안보다 0.9%포인트 높은 4.2%로 상향조정한 것.

하지만 예결위에서 예산삭감을 감행할 경우 추가적 예산 감액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삭감이유로는 농업부문의 GDP기여도 및 농업인구 비중 등이 계속 감소하고 있다는 것이다.

참으로 한심한 농업멸시 정책이다. 대선후보들이 요즘유세나 정책토론을 듣고 보면 농업을 살리겠다는 대통령 후보는 한사람뿐이다. 당선 가능성이 높은 제1, 제2당의 대선주자들은 BBK나 삼성특검을 가지고 찧고 까부른다.

농업인구가 340만명이다. 그런데도 그들은 그까짓 농민들 안중에도 없다는 듯이 행동하고 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그 340만명 농민들 중에도 한심한 생각을 가진 농민들이 부지기수다.

한미 FTA가 우리 농업농촌의 큰 어려움을 예고하고 있다. 하지만 식량자급률이 25%에 불과한 대한민국에서 식량안보의 중요성을 깨닫는 정치인이 있나 모르겠다.

값싼 외국 농산물이 몰려오면서 우리 농산물이 경쟁력을 잃고 340만 농민의 삶의 터전까지 위태로워진다면 그것이 던질 사회적, 경제적 충격을 어느 정치인이 걱정하는지도 말이다.

농민들이 지역, 혈연, 학연 같은 연고에 매여 표를 던지니 농촌경제가 이렇게 피폐해졌다.

유권자는 표로 말할 수 있어야 한다. 12월 대선과 내년 4월 총선에서 누가 진정으로 농촌농민을 위해 일할지 심각하게 고민해서 투표권을 행사해야 한다. 농민의 연대만이 농촌을 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