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점에 즐비한 책들 가운데 이 책을 선택한 이유는 바로 ‘강박관념’ 때문이다.

‘강박관념’이란 말 그대로 마음속에서 떨쳐 버리려 해도 떠나지 아니하는 억눌린 생각 같은 것을 말한다.

나에게도 이런 강박관념이 있는데 그 중 하나가 ‘진리탐구’에 대한 것이다.

하지만 나에게는 그 같은 능력이 별로 없는 것 같다.

배경지식이 많지 않은데다 세상을 보는 눈 역시 단출하기 그지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진리란 과연 무엇일까’, ‘어떻게 사는 삶이 훌륭한 삶일까’와 같은 근원적인 질문들을 스스로에게 던져왔던 것 같다.

서른 하나라는 나이를 먹기까지 이 같은 고민이 과연 얼마만큼 도움이 됐는지 모르지만 이런 생각 덕분에 좀 더 다양한 측면에서 세상을 바라볼 수 있었던 것 같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알고 있는 것이 별로 없다’는 위기감이 밀려오기 시작했다.

지식인의 흉내를 냈을 뿐 ‘내가 살고 있는 이곳은 어디인가’와 같은 이미 알고 있어야 할 지식을 쌓는 일에는 소홀했다.

서점의 한 귀퉁이에 묻혀있던 이 책에 선뜻 손이 갔던 것도 바로 이런 연유에서다.

케네스 C. 데이비스의 ‘지오그래피’는 지구와 우주의 비밀을 탐구해온 과정과 그 성과를 기록한 지리 교양서다.

이 책에서는 ‘지구의 나이는 얼마나 되며 어떻게 만들어졌나?’, ‘양(洋)과 해(海)는 어떤 점이 다른가?’, ‘적도는 왜 그리 더운가?’ ‘썰물 때는 물이 다 어디로 가나?’와 같은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에 대한 정보와 ‘아틀란티스는 실재했나?’, ‘오스트레일리아는 대륙인가, 섬인가’, ‘세계 최초의 도시는 어디에 있었나?’, ‘클레오파트라는 흑인이었나?’, ‘소행성이 공룡을 죽였나?’와 같은 흥미로운 질문에 대한 해답을 얻을 수 있다.

또 이 같은 질문에 대한 답을 얻기까지 노력했던 사람들의 이야기도 함께 담겨 있다.

저자는 이 책에서 ‘지리(Geography)’에 대한 편견을 버릴 것을 주문한다. ‘지리’란 복잡하고 어려운 것이 아니라 우리가 현재 살고 있는 곳 그리고 주변 환경에 대한 이해를 돕는 소중한 매개체라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적어도 이 책을 읽는 동안 나는 행복했던 것 같다. 나와는 거리가 먼 다른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가 살고 있는 주변에 대한 진리와 그 것을 발견하기까지의 과정을 알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 책의 저자는 독자들을 향해 이렇게 묻는다.

당신이 과연 무인도에 표류한다면 그곳이 도대체 어디쯤인지, 오늘이 며칠인지 어떻게 알 것이냐고….

이 책을 읽으면서 과연 우리가 반드시 알아야할 지식이란 어떤 것인지 한번 돌아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지오그래피(The Geography)

지은이 케네스 C. 데이비스 | 옮긴이 이희재 | 출판사 푸름숲 | 가격 13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