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담도 개발계획 어떻게 추진돼 왔나

92년 군 건설종합계획에 관광지 조성 이미 거론돼

95년 도로공사가 개발계획 승인받아

행담도 개발은 지난 90년 착공한 서해안고속도로 구간내에 경기도 포승면과 당진군 송악면을 잇는 국내 최장의 서해대교(총연장 7.310m)가 행담도를 경유하게 됨으로써 거론되기 시작했다.

당시 행담도 개발을 거론한 주체는 뜻밖에도 한국도로공사가 아닌 바로 당진군이었다. 지난 92년 6월 당진군이 (주)삼우기술단에 용역을 주어 수립한 제1차 군 건설종합계획(1992~2001년까지)에 따르면 군은 서해대교를 통과하는 이용객을 위해 행담도의 자연경관 및 입지적 특성(해안섬)을 고려한 휴식 및 편익공간을 조성하기로 하고 4만7천여평에 민간자본을 포함, 총 1백24억여원을 들여 관광휴양지로 개발한다는 구상이었다.

그러나 이 안은 말 그대로 구상에 그치고 말았다. 당시 군은 행담도 개발을 추진하기 위해 행담도를 준도시지역으로 국토이용계획을 변경해 줄 것을 건설교통부에 질의했으나 아산국가산업단지 및 아산항 개발 고시지역이라는 이유로 불가통보를 받았다는 것(서류상의 질의답변이었는지는 확인되지 않음. 본보 95년 11월 5일자 보도).

그러나 그로부터 3년 뒤 도로공사는 행담도가 잘만 개발할 경우 관광휴양지로서의 상품성이 충분하다는 판단아래 건교부로부터 행담도 연접개발계획승인을 받아냈고 96년 7월 도로구역을 폭 368m.680m로(섬 전체로 확대) 변경 결정하면서 행담도 개발계획을 구체화 시키기 시작했다.

같은 해 8월, 건교부는 도로공사의 행담도 종합휴게시설 기본구상안을 승인했는데 이 안에는 행담도 6만9천여평 외에도 주변 공유수면 11만3천여평을 매립, 1·2단계에 걸쳐 총 18만2천여평에 해양위락단지를 조성하는 것으로 되어있다. 이미 시행권을 놓친 당진군이 행담도 개발에 참여하는 방안을 세운 것은 96년 7월 행담도 전체를 도로구역으로 확대·결정고시하기 직전 도로공사측이 행담도에 6천여평의 도유지를 갖고 있던 충남도에 협의요청을 해오면서였다.

이때 충남도가 제시한 행담도 개발 기본방향에 따르면 당시 당진군은 특산물 판매센타와 복합상가, 호텔 등을 민자와 도·군비를 투자해 조성하고 행담도 주변 공유수면 9만1천평을 당진군에서 직접 개발하겠다는 계획이었다.

그러나 행담도 개발참여의 결정적인 기회였던 당시 상황에서 충남도와 당진군은 협상에서 아무것도 챙기지 못했다. 이미 시행권을 갖고 있던 도로공사측은 민자유치와 휴게소 운영에 지장을 주는 별도의 판매위주시설은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고수했고 몇차례의 협의 끝에 얻어낸 것은 휴게소 인접 1개 건물에(바닥면적 2백평 이하) 충남도 홍보관을 설치한다는 것 뿐이었다. 즉, 자치단체가 실익을 챙길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관철되지 않은 것.

이후 도로공사는 도로구역으로 설정한 6만9천평의 행담도에 보상절차를 밟기 시작했고 당진군은 그후 충남도 홍보관을 당진군이 영구 무상사용하고 지역주민의 이용편의를 위한 선착장 시설, 원주민 이주생계대책 등을 건의했으나 반영시키지 못한채 행담도는 도로공사의 손에 넘어갔다.

행담도 개발이 오래전부터 지역의 주요 관심사였음에도 지역의 이해가 관철되지 못한 것은 시행권을 갖지 못한 근본적인 한계에도 이유가 있지만 당진군이 발빠르고 주도면밀하게 도로공사의 개발추진에 대응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지적도 만만치 않게 제기되고 있다. 행담도 개발계획을 종합적으로 기획·추진할 책임부서도 없었다는 사실이 이를 증명하고 있다.

행담도 개발관련 업무는 올 2월에서야 보상문제 등을 다뤘던 건설과에서 기획감사실로 넘겨진 것으로 알려졌다.

당진군 개발위원회 김대희 상임부위원장은 “국가적인 프로젝트가 시행될 때 그것이 지역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사전에 면밀하게 파악·분석하고 지역에서 요구할 것은 정당하게 요구하는 적극적인 행정이 아직도 아쉬운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