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거지역에 살면서도 공장지역 기준 적용돼
전문가 “실제 주민 피해 고려돼야”
지난 7월부터 시작된 동부제철 전기로 가동으로 인해 송악면 고대1리 안섬포구 주민 400여명이 두 달 넘게 소음 피해에 시달리고 있다. 하지만 소음허용기준치가 피해 주민들이 거주하고 있는 안섬포구가 아닌 동부제철이 위치한 공업지역의 기준치를 적용받고 있다.
즉, 소음 피해 지역이 아닌 발생 지역 소음 기준치가 마을 주민들에게 적용되고 있다.
소음진동규제법 시행규칙의 공장소음배출허용기준에 따라 공장소음의 경우 허용 기준치가 해당 공장이 입지한 대상 지역을 기준으로 적용해야 한다. 이 때문에 동부제철 소음의 경우 안섬포구에 해당하는 관리지역 소음 기준치보다 주·야간 10데시벨 높은 공업지역 기준치가 적용된다.
하지만 주민들은 “피해에 시달리고 있는 곳은 주민이 거주하고 있는 안섬포구, 주거지역인데도 불구하고 소음허용기준을 공업지역으로 한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없다”며 “법적 기준치를 넘어 주민들의 실질적인 피해가 지속되고 있는데 무슨 대책이 필요한 것 아니냐”고 말했다.
환경소송센터 김혁 팀장은 “관련법의 규제 기준을 넘지 않았다고 해도 소음으로 인해 실질적으로 주민들이 피해를 입고 있다면 그 동안의 판례 등을 미뤄볼 때 피해 대책 마련을 세워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소음진동규제법 자체가 피해자가 아닌 친기업적인 구시대적 논리로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며 “선진국에서는 피해자를 중심으로 법규들이 바뀌고 있는 추세를 국내에서는 아직까지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간 300만 톤의 열연강판을 생산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동부제철 전기로가 지난달 1일 시험가동에 들어갔다. 이와 동시에 동부제철 바로 옆 마을인 안섬포구, 송악면 고대1리 주민들의 고통도 시작됐다. 전기로가 가동돼 고철이 녹는 동안 발생하는 소음과 악취, 고철야적장 등에서 발생하는 비산먼지 등으로 주민들은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한편 군은 관련법규를 준수해 공장 부지경계선에서 소음을 측정해 기준치를 넘어설 경우 행정처분을 내리고 지속적으로 동부제철에 소음 등 환경피해 저감시설 설치 마련을 촉구하겠다고 밝혔다.
동부제철측은 “주요소음발생원은 전기로 Arcing(악싱)시 발생 소음, FTP메인 팬의 발생소음이며 이에 대한 방음공사는 건물 벽체와 공장 옥상층에 방음판넬을 부착시공중에 있고 메인 팬 전체를 방음 벽체로 시공하고 있다”며 “일차적으로 9월말까지 공사완료하고 효과측정 및 추가시공은 10월까지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인터뷰 - 하헌서 송악면 고대1리 주민대책위원장]
“최소한 주민 건강을 지켜달라는 것”
“마을 주민들이 바라는 건 하나입니다. 소음과 악취, 분진으로 인해 주민들의 건강을 위협하는 피해가 없도록 해달라는 겁니다.”
하헌서 위원장은 “최소한의 건강권을 보호해달라는 것”이라며 주민들이 두달간 피해를 호소하고 있는데도 달라지지 않는 상황에 답답한 심정을 털어놨다.
“돈 같은 걸 요구하는 게 아니잖습니까. 400여명의 주민들이 인근에 살고 있는데 공사를 완료하고 저감시설을 설치한 뒤 공장을 가동하라는 거예요. 대다수의 주민들은 대를 이어 평생 청정해역에서 고기 잡고 바지락 캐서 먹고 살던 서민들입니다. 개발로 터전도 점차 잃어가고 있는 마당에 건강까지 위협받고 있습니다.”
하 위원장은 “주민들의 건강과 피해를 고려하지 않는 대기업의 횡포”라며 “주민들은 앞으로 건강을 지키기 위해 끝까지 맞설 것”이라고 말했다.
하 위원장은 “주민들이 두 달이 넘도록 소음 등 피해를 호소하고 있는데 법적 기준을 떠나 실제 피해상황이 먼저 고려되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덧붙였다.
또 “마을 바로 옆에 슬래그처리장을 짓고 고철야적장은 저감시설이나 배수시설도 갖추지 않은 채 운영하고 있어 앞으로 본격적으로 공장이 가동되면 쇳가루가 마을로 날려 더 이상 주민들이 살 수 없게 될 것”이라고 걱정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