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에서 무상으로 공급하는 규산질 비료가 일부 읍면에서 몇 개월째 논둑 등에 방치되고 있어 혈세 낭비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3년 마다 신청을 받아 연차적으로 읍면에 공급되는 규산질 비료를 올해 공급받은 송산면의 경우 논둑 곳곳에서 쌓여 있는 비료 포대를 발견할 수 있다. 동곡리와 유곡리 일대에는 1천여 개에 달하는 비료가 노상에 그대로 방치되어 있어 미관도 해치고 있었다.

당진군은 지난 2007년도 12개 읍면 전체를 대상으로 비료 신청을 받았으며 2008년부터 3년에 걸쳐 순차적으로 읍면에 공급됐다. 매년 공급되는 비료의 지원비는 100% 국비로 약 9억원에 달한다고 군은 밝혔다.

정부가 건강한 흙만들기를 위해 무료로 공급하는 규산질 비료가 적기가 지난 뒤 공급되거나 고령화로 인해 비료를 살포하기 어려운 점 등으로 인해 방치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전액 무료로 신청하기만 하면 받을 수 있어 농민들이 무분별하게 신청하고 사용하지 않는 점도 문제점으로 꼽히고 있다.

조봉현 당진군농민단체협의회장은 “토양 개량을 위해 꼭 필요한 것이긴 하지만 모심기 전에 땅에 뿌려야 하는데 늦게 공급돼 뿌려야 하는 시기를 놓쳐 사용하지 못한 경우도 많다”며 “일부 농가에서는 필요성을 느끼고 신청했지만 고령화로 인해 시비를 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송산의 한 이장은 “무상으로 공급되다 보니 신청은 많이 하는데 일부 농가에서는 고령화로 사용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며 “기계가 없는 집은 농협 등에 위탁을 줘서 시비하는 것까지 지원을 해주는 등 혈세가 낭비되지 않도록 하는 방안 모색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군청 농산과 담당자는 “일부 마을에서 시비되지 않고 쌓여있다는 것을 파악하고 시정조치를 하고 있다”며 “이전에는 가루형태라서 뿌리기 어렵다고 해서 알맹이 형태로 바뀌었고 이용율을 높이기 위해 몇 년 전부터는 신청제로 변경됐지만 농민들이 신청만 해 놓고 사용하지 않는 등의 문제도 있어 군 자체적으로 해결하는데 애로점이 있다”고 말했다.

본지의 취재가 진행되자 군 농산과는 방치되고 있는 비료를 모두 수거해 창고에 보관하고 필요한 곳에 공급하거나 내년에 재공급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농민 김모(송악)씨는 “무료로 나눠 준다고 해서 너도나도 신청을 해 놓고 사용을 하지 않는 것도 문제지만 그렇다고 해서 신청한 비료를 공급한 뒤 방치되어 혈세가 낭비되고 있는 사실을 알면서도 나몰라라 하는 것도 문제”라고 꼬집고 “사용하지 않고 방치되는 비료는 필요로 하는 농가에 재분배하는 등의 현실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