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씨 할머니는 한 달 가까이 비가 새는 낡은 컨테이너에서 쪽잠을 자고 있다. 온갖 잡동사니와 짐들로 가득한 컨테이너에는 어디를 둘러봐도 발 뻗고 잠들 공간이 없었다. 사람이 사는 공간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다.
알고 보니 빼곡히 들어찬 짐들 사이에 겹쳐 놓은 나무판자가 할머니의 잠자리였다. 나무판자 위에 이불을 깔고 잠을 주무신단다. 헌데 나무판자가 물에 젖어 있다.
고개를 들어보니 낡은 컨테이너 천장에 벌어진 틈 사이로 빗물이 새고 있었다. 변변한 화장실도, 물론 부엌도 없다. 몇 년 전까지만해도 할머니는 컨테이너 옆에 자리한 집에서 할아버지와 함께 살았다.
18세 꽃다운 나이에 시집온 할머니는 사십여년을 그곳에서 농사를 지으며 살았다. 크고 좋은 집은 아니었지만 쫓겨날 일 없는 내 집에서 작은 텃밭을 일구며 살았던 할머니가 졸지에 비가 새는 컨테이너에서 살게 된 건 할아버지가 지인의 보증을 서 준 것이 잘못 되면서부터였다. 집과 밭이 다른 이에게 넘어갔고 할머니, 할아버지는 갈 곳을 잃었다.
슬하에 4명의 아들이 있지만 모두 할머니, 할아버지를 모실 형편이 되지 않는단다. 큰 아들은 10년 가까이 행방불명이고 나머지 아들도 제 앞가림하기에 벅차다고. 아들들을 중학교도 제대로 가르치지 못했다는 것이 할머니를 가슴 아프게 하는 것 중 하나다.
3년 전부터는 할아버지가 치매 증상을 보이기 시작했고 2년 전부터는 대소변을 가리지 못하게 됐다. 그래도 집이 있을 때는 할머니가 할아버지 병수발을 들며 그럭저럭 살았단다. 하지만 집마저 잃은 뒤로는 갈 곳이 막막해졌다.
막내 아들네로 거처를 옮겼지만 오래 있지 못했단다. 네 살 난 손자가 대소변을 가리지 못하고 대변이 묻은 기저귀를 마구 헤집는 할아버지의 행동을 따라 하기 시작한 것이다. 지금 할아버지는 당진군노인요양원에 입원하셨다.
할머니는 고된 병수발은 덜었지만 매달 40만원 가까이 하는 요양원 이용비를 부담해야 했다. 할머니는 정부의 어떠한 보조금도 받지 못하고 있다. 자녀들이 있기 때문이다.
할머니는 생활비와 할아버지 요양원비를 마련하기 위해 매일 새벽 6시면 품을 팔러 나간다. 하루 종일 예산, 홍성 등지의 밭에서 감자를 심고 캐는 밭일을 하고 4만원을 받는다. 힘든 밭일과 구구절절한 생활고 때문일까, 올해로 55세라는 나이가 믿기지 않는다.
구부러진 허리에 힘든 밭일로 몸도 성치 않은데다가 치아도 많이 손상돼 밥 먹는 일도 수월치 않다. 다행히 정미면사무소와 북부행복나눔복지센터의 도움으로 살 집과 정부 보조금 마련은 조금씩 물고가 트이고 있다. 하지만 매달 40여 만원씩 내야 하는 할아버지 병원비와 할머니의 생계는 여전히 막막하다.
▶ 도움을 주실 분을 찾습니다. - 할머니에게 필요한 지원 : 요양원비 후원, 생계비, 치과진료, 각종 생활필수품 등 : 후원 및 제보 355-5440(담당 우현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