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영미(74, 가명) 할머니는 하루 종일 불도 켜지 않은 방에 누워만 계신다. 당뇨를 제때 치료하지 못해 망막이 손상돼 눈이 보이지 않는데다가 10년 전에 중풍으로 쓰러져 몸을 가누기도 쉽지 않기 때문이다.
시각장애 1급인 할머니는 고관절이 부러져 5급 장애 판정을 받은 할아버지(74), 이혼한 둘째 아들이 맡긴 두 손자와 함께 산다. 할머니가 꼼짝을 할 수 없는 상황이라 집안일은 모두 할아버지가 하는데 할아버지 역시 몸이 좋지 않아 집안일이라고 해봤자 밥하고 세탁기를 돌리는 정도다. 그나마 할머니가 살고 있는 집은 아들의 사업 실패에 경매로 넘어갔다. 집주인이 집을 비우라고 독촉했지만 오갈 데 없는 할머니와 가족들은 가시방석같은 집에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심 씨 할머니는 추운 겨울이 다가오는데 집 주인이 다시 집을 비우라고 독촉해오지나 않을까 노심초사다.
집은 온기라고는 느낄 수 없었다. 발을 디디기가 무서울 정도로 얼음장 같은 방바닥에 잡동사니가 여기저기 방치되어 있었다. 초등학교에 다니는 손자들의 방에는 언제 먹었는지 모르는 라면 봉지가 굴러다니고 여기저기 얼룩진 이불이 바닥에 깔려 있었다.
인터뷰 내내 천장 위로 소란스럽게 뛰어다니는 쥐 소리가 들렸다. 부엌에는 할아버지가 급히 아침을 해결한 듯, 식은 밥과 포기 째 그릇에 담긴 배추김치가 놓여 있었다.
집도 남의 손에 넘어가고 할머니와 할아버지 모두 장애를 앓고 있지만 정부에서 지급되는 생활보조금은 장애수당 15만원이 전부다. 막내아들이 취업을 했다는 이유로 올해 7월부터 수급자에서 제외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막내아들 역시 노동직에 있어 넉넉한 형편이 되지 않는데다가 초등학교에 다니는 두 손자까지 네 식구가 먹고 살 생활비를 보태지 못하고 있다.
할머니는 “죽지 못해 산다”고 말했다. 어느 날엔가 할아버지가 둘이 약을 먹고 죽으면 안 되겠냐고 할머니에게 묻기도 했단다. 하지만 두 손자를 맡으면서 “죽을 수도 없게 됐다”며 할머니는 말끝을 흐렸다.
할머니는 병원도 가지 못하고 송악보건소에서 처방받은 약을 먹는 것이 전부다. 쌀도 떨어져 가고 유일한 난방으로 사용하는 전기장판으로 전기세도 12만원이나 나왔다. 겨울은 다가오고 아이들은 커 가는데 앞으로 어떻게 무엇을 하면 좋을 지 할머니는 앞이 캄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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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 씨 할머니 가족에게 필요한 것
- 주거, 생계비, 병원비, 밑반찬 등 음식, 겨울철 연료비, 아이들 학비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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