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문간척지 흉작은 올 초부터 예견됐었다. 조사료 재배 정책이 승인되고 임대대상자가 최종 선정된 지난 4월30일, 이미 농민들과 농업 전문가들은 석문간척지의 올해 농사는 ‘망쳤다’며 혀를 찼었다. 정책 전달 시기가 늦은 것도 문제였지만 수도작 재배를 위해 조성된 곳을 어떠한 정비와 분석도 없이 밭작물을 재배하게 한 것이 더 큰 문제였다.
농민들은 막대한 예산을 들여 수도작 재배지로 조성해 놓은 석문간척지에 조사료를 비롯한 대체작물을 재배하도록 한 정부의 방침은 탁상행정이라는 질책과 동시에 자율경작권을 주장하며 대책위원회까지 구성해 항의했지만 이미 망친 농사는 돌이킬 수 없었다. 최종 임대대상자가 선정돼 농사가 가능해진 4월 말은 이미 모내기를 위한 못자리 준비가 한창 진행되는 농번기였다. 하지만 석문간척농지를 임대받은 농민들은 간척농지에 재배할 작목을 선정하지 못하고 발만 동동 구르고 있었다.
정부 종자 보급종도 이미 소진된 상태에서 부랴부랴 옥수수나 고구마, 콩 등을 심기 시작했지만 작황에 대한 희망은 불투명했다. 당시 농업기술센터 한 관계자는 “석문간척지는 바다를 메워 만들어 염해와 습해 우려가 큰 농경지로 적정한 작물을 재배하는 것이 관건”이라며 “벼 재배를 위해 조성된 석문간척지에 그대로 옥수수나 고구마, 콩을 재배하게 되면 염해와 습해를 피해가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었다. 농민들과 농업관계자의 전망은 그대로 맞아 떨어졌다.
밭작물 전환을 위해서는 수리시설과 논둑 등을 모두 밭작물에 용이하게 전환하고 간척지에 적합한 작목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는 것이 농업 전문가의 설명이었다. 이러한 절차 없이 영농준비기도 지난 시점에서 작물재배가 이뤄진 것이다. 한편 밭 기반 시설로의 전환 역시, 막대한 예산을 들여 수도작 재배지로 조성한 것을 뒤엎는 예산낭비 정책이라는 점을 면키 어렵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