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바리 깃 세우고 종종 걸음으로 퇴근하는 샐러리맨의 뒷모습에서 한 해의 마지막 달인 12월이 서성이고 있음을 봅니다.
12월을 뜻하는 영어 단어 ‘December'는 사실은 10이라는 뜻입니다. 원래 달력은 10월까지만 있었는데, 로마 황제 율리우스 카이사르가 7월생이기 때문에 7월을 ‘July'라고 부르고, 다음 황제였던 아우구스투스가 8월생이었기 때문에 8월은 ‘August’라고 부르게 된 것이 계기가 되어, 원래 7월을 뜻하는 ‘September’는 9월이 되었고, 나머지 달들도 줄줄이 밀려서 마지막 달인 10월(December)이 12월로 바뀐 것입니다.
숫자에서의 10이든, 달력에서의 12월이든 이 숫자들을 보고있으면 뭔가가 끝났다는 느낌이 들면서 왠지 감개무량해지곤 합니다. 어떤 이는 12월이 되면 우울하다고도 하고, 어떤 이는 연말 업무로 정신없다고도 합니다. 여러분은 어떤 느낌을 받으십니까?
제 기억 속의 12월은 선물의 달이었습니다. 연말에는 항상 선물이 기다려졌습니다. 학교에서는 개근상, 학력상, 종합우수상 등의 시상이 있었고, 교회에서도 연말 시상에 크리스마스 선물까지 더해져서 항상 가슴이 부푸는 그런 달이었습니다. 받은 선물들을 풀어보며 그 긴긴 겨울밤을 행복하게 웃으면서 보내던 그런 추억이 있습니다.
이제는 연말이라고 선물받을 나이는 아니지만, 그럼에도 12월은 저에게 선물의 달입니다. 왜냐하면 지나온 2011년의 모든 날들이 사실은 내게 주어진 선물들이었다는 것을 깨닫는 달이기 때문입니다.
아이들과 함께 재미있게 보았던 영화 ‘쿵푸 팬더’에서는 이런 명대사가 나옵니다.
“어제는 사라진 과거, 내일은 알 수 없는 미스터리, 오늘은 선물. 그래서 우리는 현재를 The Present 라고 부르니라.”
Present라는 단어가 현재라는 뜻과 선물이라는 뜻을 모두 갖고 있기에 가능했던 언어유희였습니다.
맞습니다. 올 한 해 너무나 바쁘게 달려오느라 미처 몰랐지만, 그 바쁘던 하루하루도 사실은 선물이었던 것입니다. 오늘 받은 건강이, 오늘 출근하는 직장이, 오늘 내 곁에 있는 가족이, 오늘 내게 있는 생명 자체가 모두 선물이었던 것입니다. 그 선물들이 있었기에 우리는 12월을 맞이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러기에 12월은 더없이 값진 선물입니다.
해마다 12월이 되면 작년 이맘 때에 비해 내가 얼마나 성숙해졌나 반성하게 됩니다. 또한 내년 이맘 때는 더 성숙해져있을 내 모습을 기대하며 상상하게 됩니다. 아마 저뿐 아닌 많은 분들이 그럴 것입니다. 12월이기에 가능한 선물인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의 12월은 왠지 항상 훈훈합니다.
12월을 선물로 주신 하나님을 기억하며, 오늘이 내가 받은 가장 큰 선물임을 기억하십시오. 그리고 한 걸음 더 나아가 12월에는 우리 모두가 누군가에게 선물이 되어주는 따뜻한 겨울이 되기를 소망해봅니다.
“우리는 위대한 일을 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위대한 사랑을 가지고 작은 일은 할 수 있습니다.”
인도의 성녀 마더 테레사의 말이 내 맘 깊은 뼛속까지 스며드는 12월의 단상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