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삶을 살아가는데 가장 큰 힘이 되는 어머님이 이 세상에 존재하고 계신다.

여든을 훨씬 넘긴 나이지만 고향, 태안 남면에서 자식들의 보살핌도 없이 혼자 살아가신다.

허리는 굽을 대로 굽으셨고 몸도 많이 쇠약해 지셨지만, 우리 오남매들에겐 여전히 존경과 감사의 대상이다.

어머님은 이가 하나도 없이 틀니로 팔십 평생을 살아오셨다.

그래서 어머님은 딱딱한 음식은 제대로 씹을 수가 없어 부드럽고 단단하지 않은 두부를 유독 좋아하신다.

나는 어머님을 찾아 뵐 때마다 두부 두 모(茅)와 막걸리 두병, 동태 한 마리를 사가지고 간다.

그러면 어머님은 그냥 오지, 돈 없애고 그런 걸 왜 사오냐고 걱정이 크시다.

어머님과 나는 밤이 깊도록 사가지고 간 두부와 동태찌개를 안주 삼아 막걸리를 마시며 그간에 밀렸던 정담을 나눈다. 이렇게 두부(豆腐)란 물에 불린 콩을 갈아서 짜낸 다음, 콩 물을 끓인 후 간수를 넣고 엉기게 하여 만든 영양 만점 식품이다. 나는 늘 두부만 보면 어머님이 생각난다. 그래서 두부를 좋아한다.

어릴 때부터 어머님은 자식에 대한 사랑이 대단하셨다.

부모가 가장 사랑하는 것은 자녀들임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그러나 자녀는 부모의 그러한 사랑을 대수롭지 않게 여긴다.

‘우리 부모만 나에게 그렇게 하는 것이겠지’가 아니라 ‘다른 부모도 자기 자식에겐 다 그렇게 한다’는 식으로 믿고 있다.

나의 평소 생활 철학은 부자자효(父慈子孝)다.

즉 ‘부자자효’란 「부모는 자식을 자애롭게 키우고, 자녀는 부모님께 효행을 다한다.」 는 뜻이다.

부모님의 자식에 대한 사랑은 특별한 사랑이지만, 자녀에게 있어서 부모의 사랑은 특별한 것이 아닌, 남들도 다하는 보편적인 사랑이라고 믿는데 문제가 있는 것이다.

그 뿐만이 아니다. 자신이 원하는 것은 모두 들어 주지 않는다고 부모를 원망하기도 한다.

지금 생각해 보면 어머님은 참으로 지혜로우셨다.

열여덟에 시집와서 59세에 아버님과 사별하시고, 칠남매를 키우는 동안 매 한 번, 따귀 한 번 때리지 않으셨다.

하지만 자녀에게 하고 싶은 말은 기도와 염원으로 전달하셨다. 참으로 보편적인 사랑이 아니라 특별한 사랑으로 자식들을 훈육 시켰다.

기도와 염원이란 믿음을 전제로 한 소망이요, 신에 대한 겸손함의 표현이다.

이것이야 말로 자녀에게 부모의 심정을 전달하는데 가장 효과적인 방법일 것이다.

이 세상에서 부모가 자녀를 위해 늘 기도와 염원의 모습은 참으로 아름답기 그지없을 것이다.

어머님!! 건강하고 행복하게 오래 오래 살아 주세요!!

오늘도 나는 돌아오는 토요일에 어김없이 고향, 태안 남면에 두부와 함께 어머님을 찾아뵈리라 다짐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