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이 지난 1월 말 발표한 ‘2012양곡년도 양곡소비량조사 결과’에 따르면 1인당 연간 쌀 소비량이 69.8㎏이다. 30년 전인 1982년의 156.2㎏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치다. 서구화된 식습관으로 인해 식탁에서 쌀을 비롯한 우리 농산물이 설 자리는 갈수록 좁아지고 있고 그만큼 농민들의 시름은 깊어가고 있다.
이러한 시름 속에 대기업이 농업에 진출할 움직임이 보이자 농민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이희조 당진시농민회장도 대기업의 농업 진출을 강력히 비판했다.
“대기업이 농사까지 짓겠다고 나서면 농민들은 정말 갈 곳이 없습니다. 농산물 등 먹을거리는 농민이 만드는 것입니다. 농민들이 항의, 반발하니 대기업은 사업을 중단하고 잠잠해지기를 기다리고 있는데 농민들은 끝까지 막아낼 것입니다.”
이희조 회장은 “농산물은 대기업 공장에서 과자를 찍어내듯 만들 수 있는 것이 아니다”라며 “대기업이 농업에 진출하면 농민들은 소작농이나 일용직으로 전락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최근 동부팜한농이 농업에 진출했다가 농민들의 반발에 부딪혀 사업을 중단한 상태다.
생산부터 유통, 가공까지 농민 판로 막막
이희조 회장은 “동부팜한농이 화성 화옹간척지에 대규모 유리온실을 만들고 토마토를 재배해 수출하겠다고 했지만 일부만 수출하고 나머지는 계열사인 음료업체에 주스용으로 납품했다”고 말했다. 대기업이 농산물 생산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계열사를 통해 유통, 판매, 가공에까지 사업을 확장하게 되면 농민들이 어렵게 농산물을 생산해도 판로가 막힌다는 것이다.
그는 “동부는 농업 진출에 대한 계획을 접을 것이라면 유리온실을 사회에 환원한다는 입장을 밝혀야 한다”며 “환원된 유리온실은 농업 체험장 등으로 활용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이 회장은 대기업 농업진출을 제제할 법적 제도가 없다는 점에 아쉬움을 표하기도 했다. “일단 대기업 한 곳의 진출이 시작되고 나면 우후죽순처럼 다른 기업에까지 진출 장벽이 낮아질 것입니다. 대기업이 사업을 추진하기 전에 이를 원천적으로 막을 규제를 만들기 위해 정부가 법을 마련해야 합니다.”
농협은 농민이 주인이라는 의식 새기길
한편 최근 농협 하나로마트가 수입 과일을 판매하다 농민단체가 반발해 판매를 중단한 상황에 대해서는 “다문화가정을 위해서 수입 과일을 판매했다는 하나로마트의 답변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희조 회장은 “수입 과일은 하나로마트가 아닌 일반 상가, 대형 마트에서 손쉽게 살 수 있는데 우리 농산물 파는 게 원칙인 농협에서 판매하는 것은 문제”라며 “농협은 농민이 주인이라는 의식으로 각성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고령화된 농민, 침체된 농업을 일으키기 위해서는 젊은 농업인 수혈이 필요하다. 하지만 지역에서 젊은 농업인을 찾는 것은 쉽지 않다.
“제가 사는 면천만해도 젊은 농업인은 거의 없습니다. 농업에 대해 고민하고 연구할 젊은 인력이 필요한데 안타깝습니다. 농업은 조상들이 남겨준 유산입니다. 또 농사는 논이 아니라 농업정신 그 자체입니다. 이러한 농사를 물려받을 젊은 인력 유입이 절실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