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진 현대제철 공장에서 지난 10일 새벽 1시40분 경 근로자 5명이 질식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는 녹인 쇳물에서 불순물을 제거하는 전로를 새로 설치하는 과정에서 발생했다. 근로자들은 외주협력업체 한국내화 소속 직원들로 용융로에서 보수작업을 하다 사고를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가 난 전로는 10일 저녁 가동을 앞두고 막바지 테스트 과정 중에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숨진 근로자 외 추가 부상자는 나오지 않은 상태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근로자들은 마무리 보수작업 중 아르곤 가스 농도가 높아지면서 산소가 부족해져 질식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아르곤 가스는 유독성이 없지만 산소보다 무거워 바닥에 쌓이면서 산소가 부족해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아르곤 가스는 전로 가동에 필요한 것인데 전로 가동 전 아르곤 가스가 어떻게 새어 나온 것인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현대제철의 안전관리 소홀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있다. 한국내화 노조 관계자는 “2012년에도 현대제철에서 유사한 안전사고가 있었다”며 “작업환경과 산업안전 관리에 대해 현대제철이 1차적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현대제철 측은 “관계 기관의 조사에 적극 협조하고 있으며, 다시는 이러한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안전 점검에 최선의 노력을 기울일 것을 약속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날 사고 소식을 접한 고용노동부는 현대제철 당진 공장에 대해 작업 중지 명령을 내렸다. 고용노동부 천안지청 관계자는 “중대한 사고가 발생했을 시 작업중지 명령을 내린다”며 “사망사고 요인이 해소되면 해제될 예정”이라고 전했다. 또 “회사가 전문가 진단을 받아 명확한 원인을 파악하고 개선조치를 내리는 안전보건진단 명령을 내리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안전보건진단은 작업 중지 명령보다 적용 범위가 넓은 명령이다.

경찰, 고용노동부, 가스안전공사 등 관계기관은 이날 오전 11시 정확한 사고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합동조사를 벌였다.

한편 시민단체는 현대제철의 연이은 안전사고 발생에 대해 비판했다. 아울러 당진시민사회연대는 이번 현대제철 근로자 사망사건과 관련한 항의 성명을 발표하고 재발방치를 촉구할 예정이다.

유종준 당진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은 “현대제철이 문을 연 이후 안전사고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며 “대부분의 피해자는 협력업체 직원들인데 협력업체는 원청이 요구하는 공기를 맞출 수 밖에 없는 체계”라고 말했다. 이어 “산재사고는 언제든 일어날 수 있기 때문에 안전관리 및 수칙이 철저히 지켜져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대제철 사고 일지

△2012.  9. 5 당진공장 소결현장에서 철구조물 해체작업 중 A(50)씨 사망.

△2012. 10. 9 현대제철 전로제강공장에서 크레인 전원공급 작업 중 B(43)씨 감전으로 추락사.

△2012. 11. 2 공장내 부두 서당교 교량상판에서 작업 중 작업발판 붕괴로 C(53)씨가 추락사.

△2012. 11. 8 전로제강공장에서 작업 중이던 노동자 D(43)씨 감전사.

△2012. 11. 9 현대하이스코 신축현장에서 E(33)씨가 기계설치 작업 중 협착 재해로 사망.

△2013. 5. 10 현대제철 당진공장 용융로 안 보수작업 중 가스누출로 5명 사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