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는 두 가지 글쓰기가 있습니다. 다른 사람이 읽어주기를 바라는 글쓰기와 자신만이 읽는 글쓰기입니다. 일기는 아무도 들어올 수 없는 비밀스럽고 내밀한 방과 같습니다. 자신의 생각과 느낌이 자신의 생활과 함께 담겨있는 모든 것이 가능한 글쓰기입니다. 자기 자신에게 가장 솔직할 수 있으며 그 어떠한 사회적인 규범으로부터 벗어나 자유로운 곳이 바로 일기입니다.

흔히 일기는 하루의 일과를 반성하는 글쓰기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일기장은 반성문이 아닙니다. 일기는 하루 생활 중에서 반성해야 할 점과 잘못된 것을 찾아내 쓰는 것이 아니라 가장 행복했던 순간, 자신이 자랑스러웠던 일, 감사하고 고마웠던 사람들 그리고 나의 놀라움과 호기심, 궁금한 것들에 대한 생각이며 그것을 즐거이 쓰는 것입니다.

둘째, 일기는 하루 일과 중에서 특별한 것을 써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하루도 빠짐없이 일어나는 사소한 것들에 대한 생각과 기쁨을 쓰는 것입니다. 결코 우리의 삶은 특별한 일을 위해서 사는 것이 아닙니다. 일상적인 생활 속에서 행복과 보람을 느끼며 살아가는 것입니다. 잠자기, 밥먹기, 화장실가기 등과 같은 사소하고 작은 일상들이 나에게 의미와 기쁨을 되새기게 하는 일기쓰기는 자신의 삶을 사랑하게 하도록 할 수 있습니다.

셋째, 일기는 형식이 존재하지 않습니다. 사람마다 날씨에 대한 느낌은 전혀 다릅니다. 아주 맑은 날이지만 마음이 우울할 수도 있고 비가 오는 날이지만 즐거운 음악과 함께인 것처럼 즐거운 사람도 있습니다. 자신이 느끼는 그날그날의 날씨에 대한 생각을 담아 내 마음의 날씨를 쓸 수 있어야 합니다.

넷째, 일기는 바른 글씨를 연습하는 곳이 아닙니다. 초등학교 저학년 아이들의 일기는 정말 재미있습니다. 삐뚤빼뚤 글자하나하나에 아이의 정성이 들어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일기에는 그 아이의 그때의 생각과 노력이 들어있는 소중한 아이의 결과물입니다. 매일매일 일기를 쓰다보면 아이는 항상 똑같은 글자를 틀리는 것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그럴 때 부모는 일기장 밖에서 학습을 지도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일기장에는 아이가 쓴 그대로의 모습이 가장 가치있고 소중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일기쓰기는 자기를 바라보고 자기를 긍정하는 힘을 키워줍니다. 자신에 대한 신뢰를 갖게 하고 마음껏 상상하고 사유할 수 있는 즐거움을 선물합니다.

자신만의 세계를 만들고, 감정을 마음껏 풀어내고, 다른 사람의 눈치를 보지 않고 마음껏 확장할 수 있는 일기야말로 사고력 일기쓰기의 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