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진화력발전소에서 추락사가 발생하면서 올해 당진에서는 총 7명의 노동자가 산업재해로 인해 사망한 것으로 집계되자 방지대책 및 안전관리 필요성이 절실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난 5월 10일 현대제철 당진공장 내 전로에서 일어난 사고로 5명이 목숨을 잃어 전국적으로 이슈가 된 바 있으며 2011년 14명, 2012년 15명의 근로자가 추락, 협착, 화재, 익사 등으로 사망해 최근 3년동안 총 36명이 사망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각종 산업시설들이 지속적으로 증가함에 따라 산업재해로 인한 피해가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당진시를 비롯해 당진참여연대에서는 산업재해의 주된 원인으로 안전불감증과 공기단축을 위한 근로기준법 미준수 등을 산업재해 주요원인으로 꼽았다. 이들에 따르면 대부분의 산업재해는 공사기간을 무리하게 단축해 공사비를 줄이려는 것에서 발생하고 있다. 특히 빠른 공사 진행과정에서 오는 안전불감증은 사고 위험을 더욱 높인다는 분석이다.

당진참여연대 조상연 사무국장은 “공사 기간을 무리하게 단축하게 되면 산업안전시설의 확보 및 노동자들의 안전수칙 관리 등이 소홀해 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선진국일수록 노동자 위주의 근무 환경이 조성된데 비해 우리나라의 경우 열악한 환경에서 근무가 이뤄지고 있어 이들의 안전을 보호하는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산업재해 위험 업무 하청업체에

발주처 및 원청사가 아닌 하청업체 노동자들이 산업재해 위험에 더 많이 노출돼 있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정부는 뒤늦게나마 지난 5월 21일 발주처 및 원청사, 원청업체에 대한 책임을 강화하는 산업안전법 개정 추진에 나섰지만, 원청업체와 하청업체 간의 ‘갑-을 관계’의 속성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보여주기식’ 대책이라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사고 발생 시 원청업체의 책임을 강화한다고 하더라도 하청업체가 목숨을 내놓고 현장에 투입되는 현 상황은 별반 달라지지 않는다는 얘기다.

대기업이 업무를 협력업체에게 위임하는 방식은 보통 ‘최저가 낙찰제’다. 실제 업체 선정 과정에서 ‘안정성’을 평가 항목에 넣는 기업은 극소수에 불과하다.

이 가운데 수주 실적을 위해 울며 겨자 먹기로 최저가에 일을 떠맡은 하청업체는 각종 비용을 쥐어짜며 유지·보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지만, 이렇다보니 소수의 인원이 각종 보수작업, 야간작업 등에 투입되는 일이 잦을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조상연 사무국장은 “하청업체 입장에서는 공사실적이 중요한 만큼 저가 수주라 해도 최대한 많은 공사를 따기 위해 근로 조건과 관계없이 수주에 목을 맨다”며 “그만큼 노동자 입장에서 일은 많아지고 위험도는 상승한다”고 지적했다.

작업중지권 사용할 근로자 없다

위험도가 높은 현장에서 노동자들을 지켜주는 법적제도가 마련돼 있지만 실질적으로 준수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노동자가 급박한 상황일 때는 스스로 작업을 중지할 수 있는 권리가 있다’고 산업안전보건법 26조 작업중지권에 규정돼 있지만, 하청업체 사이에서 노동자가 직접 작업을 중지할 수 있는 권한인 작업중지권을 원청업체 또는 관리자들이 시행하는 것으로 잘못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특히 고용 문제나 법적 문제(하청업체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까지 감수하면서 작업중지권을 스스로 행사할 수 있는 업체 및 근로자는 사실상 없다.

노동부는 지난 5월 21일 원청업체가 하청 근로자에 대한 안전보건 조치를 위반할 경우 벌금을 강화하고 안전보건관리책임자의 범위를 경영진까지 넓히는 등의 조치를 취했다. 하지만 산업재해에 피해를 입은 노동자와 원청업체 간 직접적인 고용관계가 인정되는 경우에만 의무와 책임을 지도록 돼 있는 법 조항은 여전히 그대로다. 또한 하청업체가 경비 절감을 고려하지 않고 충분히 안전조치를 취할 수 있는 제도적 환경은 여전히 마련되지 않고 있다.

노동부와 지자체 손길에서 먼 노동자

산업재해와 관련된 사항의 경우 고용노동청에서 담당해 예방교육, 시설점검 등을 하고 있는 상태지만 현재 충남의 경우 대전에 위치한 노동청에서 관리·감독하기에 시간과 인력 등이 부족한 상태다.

지방자치단체 역시 일반 사기업체의 이런 관행에 대해 관여하는데 한계가 있다. 산업재해에 대한 법적인 권한은 모두 노동청이 갖고 있기 때문이다. 당진시 역시 다른 지자체들과 마찬가지로 지역 내 기업체에 대한 권고 또는 계도 수준의 행정력을 행사 할 수 밖에 없는 실정이다.

당진시는 현대제철 아르곤가스 누출 사망사고 이후 사고발생이 많은 기업체의 안전관리 책임자와 산업재해예방의 일환으로 정기적인 간담회 개최 및 사업장 내 안전관리 사항 점검 등의 준비를 하고 있다. 하지만 실질적으로는 산업재해에 대한 업무를 담당하는 부서는 전혀 없는 상황으로 지속적인 관심은 물론 관리와 예방 대책을 마련하기란 쉽지 않은 상황이다.

당진시청 관계자는 “지자체에서 산업안전에 대해 관리·감독할 수 있는 부서는 마련돼 있지 않은 상태”라며 “모든 권한은 노동청에서 갖고 있어 산업재해를 예방할 수 있는 행정력을 행사할 수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당진참여연대 조상연 사무국장은 “지자체에서 노동부에 일정부분의 권한을 이행 받거나 노동부 직원들이 지역에 파견될 수 있도록 하는 등 다양한 방안마련을 위한 움직임을 보여야한다”며 “한 발 떨어져 노동부의 일이라는 시각에서 바라볼 문제가 아니라 ‘지역민들의 안전한 근무지 형성’으로 접근해, 산업재해 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