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제철 내 공사현장에서 한 노동자가 줄 하나의 의지해 높은 곳에 설치된 난간을 분해하고 있다. 사진을 보여준 A씨는 “노동자 안전을 위한 적절한 조치를 해야 하지만 노동자 추락, 시설물 낙상에 아무런 대책이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현대제철 내 공사현장에서 한 노동자가 줄 하나의 의지해 높은 곳에 설치된 난간을 분해하고 있다. 사진을 보여준 A씨는 “노동자 안전을 위한 적절한 조치를 해야 하지만 노동자 추락, 시설물 낙상에 아무런 대책이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노조 측에서는 이번 사고의 주된 원인을 노후한 슬링벨트를 꼽고 있다. 현대제철 북문 입구에 차려진 분향소에서 만난 노조원 A씨는 “슬링벨트에는 품질허가서와 품질검사표가 부착돼 있어야만 사용이 가능하지만 사고현장에서 발견된 슬링벨트에는 품질허가서와 검사표 모두 없었고, 사용이 불가능할 만큼 노후가 심각한 상태였다”고 말했다.

분향소와 현대제철 인근에서 만난 노동자들은 공사현장 내부의 안전실태가 형편없다고 토로했다. 몇몇 노동자들은 본인이 찍은 현장사진을 보여주기도 했다. 사진 속에는 로프 등 각종 공사자제가 아무렇게나 널브러져 있어 노동자들이 쉽게 넘어지거나 다칠 우려가 있었다.

또 다른 사진에는 작업장에 설치돼 있어야할 안전망이 아무데나 대충 걸쳐진 채 방치돼 있었다. 또한 높은 곳에 설치된 난간을 분해할 때에도 오로지 줄 하나에 의존하고 있는 상태였다.

안전교육도 유명무실하긴 마찬가지다. 한 달에 2시간 씩 안전교육을 하고 있지만 형식적 교육, 보여주기식에 그친다는 게 노동자들의 의견이다.

조합원 C씨는 “‘안전모·안전화·안전벨트 착용하라’는 원론적인 이야기의 반복”이라며 “안전교육은 시간 때우기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A씨는 “건설현장이 아닌 토목현장에 적용될 법한 안전교육이 이뤄지기도 한다”면서 “두루뭉술하고 현장과 동떨어진 안전교육은 무의미하다”고 말했다.

노동자들은 이 같은 위험천만 상황에 노출돼 있지만 작업자안전과 보호에 대해 회사에 요구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많은 노동자들이 하청업체 직원이거나 일용직 노동자로 일하고 있습니다. 위험한 상황을 수시로 느끼고 있지만 일터를 잃을까봐 말 한마디 못하고 있죠. 블랙리스트에라도 오르면 다른 곳 어디에도 취업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두려움이 항상 있는 거죠.” (현대제철 노동자 D씨)

공사기간 단축에 대한 압박은 말할 것도 없다. 안전수칙을 하나하나 지키면서 작업을 하기엔 시간이 없다. 이후에 “왜 일을 다 마치지 못했냐”고 ‘쪼임’을 당하기 십상이다.

수많은 노동자의 안전을 담보로 당진이 산업화를 이루고 있지만 당진시는 이에 대해 아무런 대책이 없는 상황이다. 당진시청 안전행정과 고병화 안전관리팀장은 “노동청에서 모두 담당하고 있을 뿐 지방자치단체에서 마땅한 권한이 없다”고 말했으며, 이자철 기업지원과장 역시 “시가 개입할 필요성은 있으나, 규정에 없는 사항이라 일일이 간섭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