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쩡한 소를 트랙터 등 장비를 이용해 다리를 부러뜨리거나 마취제를 놓아 순간적으로 소를 주저앉히는 방법으로 보험금 수십억 원대를 가로챈 가축보험 사기·횡령 사건이 발생해 충격을 주고 있다.

충남지방경찰청에 따르면 당진축협, 당진낙협 직원과 소축산농가, 수의사가 합작해 가축공제 보험금을 노리고 멀쩡한 소를 억지로 주저앉혀 마치 소가 병든 것처럼 허위서류를 작성해, 보험금을 타내는 수법으로 수 년 간 범행이 이뤄져 왔다.

충남지방경찰청은 “당진지역 소먹이는 농가 대부분이 연루됐다”면서 “모든 농가에서 사기에 가담하다 보니 별다른 죄의식 없이 수년간 지속돼 온 것 같다”고 말했다.

현재 당진과 예산지역을 수사하고 있는 충남지방결창청은 당진·예산 지역이 마무리 되면 충남 15개 시·군 전체로 수사범위를 확대할 예정이다.

당진축협 한 관계자는 “소 한 마리당 300만 원 이상의 보험금이 청구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으며, 또 다른 관계자는 “(낙우농가를 제외하고) 한우농가에서만 현재까지 1000건 가량 적발됐다”고 말해 수사방향에 따라 지역사회가 한바탕 요동칠 것으로 보인다.

면천면에서 한우를 키우고 있는 한 축산업자는 “변명할 여지가 없는 사기행각”이라고 비난하며 “아무리 짐승이라지만 멀쩡한 다리를 장비를 이용해 부러뜨리는 것은 너무나 잔인한 일”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사실을 사전에 알고 있었다는 한 축산농민은 “소값 하락과 축산 환경이 상당히 어려워지면서 농민들이 유혹을 떨치지 못한 것 같다”며 안타까워 했다.

이 사건과 관련된 당진축협은 전·현직 직원이 두 명이나 연루돼 있는데다 지난 4월 발생한 하나로마트 정육부 직원 횡령사건을 비롯해 몇 년 사이 수차례의 횡령사건이 터지면서 당진축협은 ‘비리조합’이라는 오명을 씻을 수 없게 됐다.

(관련기사 3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