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 시장 전면 수입개방과 한중 FTA 타결 임박에 즈음해 농협개혁을 위한 끝장토론을 청와대와 대통령께 건의한다. 당면한 농협 개혁과제를 몇 가지로 요약한다면 다음과 같다.

우선 대도시 농협의 경영이 농촌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하루빨리 농협을 개혁해야 한다. 농업인을 위해 별로 하는 일도, 기능도 없는 서울·수도권 한복판에 농협·축협·품목별 농협이 독립법인으로 있다는 그 자체는 참으로 기이한 일이다. 전업 농업인으로써 조합원의 자격강화와 광역도시 내 농협 존치불가 제도화, 구성 조합원수를 확대함으로써 조합존치 기준을 강화하는 등 강도 높은 개혁이 시급하다.

둘째, 읍·면 단위 시골 농협을 시·군 단위로 통합해야 한다. 읍·면 소재 농협은 급격한 인구 감소로 독자경영이 갈수록 어렵고, 대출금 이자가 5~7%로 비싸 시중 은행이나 도시 농협보다 높다. 그래야 조합장이나 직원들의 연봉 재원을 마련할 수 있기 때문이다. 홍수 출하기에 농산물을 적정수매해 주는 산지 농산물 수매기능을 더 강화하고, 농협 경영의 합리화와 농자금 금리 인하를 위해서라도 농협의 시·군 단위 통합은 시급하다.

셋째, 명칭만 바꾼 농협 조합장 연임(8년 이상)을 금지해야 한다. ‘조합 전문성 강화’라는 미명 하에 조합의 사업규모 2500억 원 이상의 조합에 도입한 조합장 비상근제와 상임이사제가 조합장을 명칭만 바꾸는 만년 조합장으로 만들고, 상임이사를 조합장의 심복으로 만든 제도로 변질하고 있다. 상임이사는 비조합원이어야 하고, 이사 임기가 끝나도 상당 기간 조합장 피선거권 조차 없앤 제도는 말도 안 되는 현 조합장 선거제도의 폭거다. 소신과 지도력보다 정치력만 요구되는 장기집권은 차단돼야 한다. 독립회계법인으로 절대적 권력을 갖게 되는 4~5선의 조합장에겐 농협개혁은 언제나 별나라 이야기가 될 수 있다.

넷째, 농어촌발전특별조치법의 일부규제가 시급히 해제돼야 한다. 농촌 근대화 촉진법에 근거한 농어촌 발전 특별조치법의 일부 제한으로 모든 농업인은 시중 은행에 농지를 담보할 수 없고, 값싼 시중 은행의 대출금마저 이용할 수 없는 현실이다. 모든 농업인은 이 농어촌발전특별조치법의 일부제한 때문에 싫든 좋든 시중은행 대비 상대적으로 이자가 비싼 지역 제2금융권이라는 농협·축협·품목별 농협조합 상호금융에만 불리하게 금융거래를 할 수 밖에 없다. 경지가 잘 정리된 농지만이라도 시중은행의 담보대출이 가능토록 해야 한다.

다섯째, 공기업의 방만한 경영개혁보다 더 심각한 농협(농정) 개혁도 국정과제로 삼아야 한다. 국회의원과 조합장은 둘 다 민선으로 서로 공통점이 있다. 따라서 중앙회장이나 농협 조합장들의 입맛에 맞는 농협 청부입법까지 생겨날 지경이란다. 국회의원과 농협과 정부가 삼각으로 토착화 농정이 된지도 오래다. 현실이 이러하니 대통령 이외엔 농협을 조금이라도 개혁할 힘을 가질 수 있는 기관은 이제 대한민국 내에 결코 없다.

쌀 시장 전면개방과 한중 FTA가 시작된 지금, 농업인에겐 조합장 투표나 출자배당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농업인에게 실질적, 근본적 도움이 되게 하는 저금리 제도로 개선하는 것과 산지 농산물 수매기능을 강화하고 도시농협의 열매가 실질 농촌을 돕게 하는 농협법 개정으로 농정의 큰 변화를 절실히 바라는 마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