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창성결교회와 인연을 맺은 건 신평성결교회에서 부교역자로 있을 때이다. 해창성결교회 담임목사님께서 사임하시고 공석이 생겨 치리목사이셨던 한선호 신평성결교회 담임목사님께 설교 부탁을 받고 주일 오전 설교와 저녁 설교를 하게 되었다. 나는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예배를 드리고 신평성결교회로 복귀했고, 한선호 담임목사님께서 그 다음 주도 해창성결교회에서 예배를 인도하라고 하셔서 주일 낮 예배를 인도하게 되었다.
교회 문을 열고 아무도 없는 텅 빈 예배당 안에서 기도를 하고 헌금을 하려고 필경대 위에 놓인 양철 양동이 안에 들어있는 쌀을 보았다. 일명 성미통이다. 매 주일 마다 성도님들께서 목회자와 교회를 생각하시면서 쌀을 조금 덜어 성미통에 담아두신다. 아무렇지 않게 지나갈 수 있었던 성미통을 나는 그냥 볼 수가 없었다. 갑자기 내 마음이 뜨거워지고 주체 못할 눈물이 흘렀다. 양철 양동이는 굉장히 오래된 낡은 양철 양동이었다.
그 안에 담겨진 쌀은 거의 바닥이 보일 정도였다. 적은 양의 쌀이 들어있었는데 그 쌀을 보고 주체할 수 없는 감동과 이곳의 성도님들의 순수한 모습이 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다. 그들의 헌신과 사랑이 성미통에 가득 담겨진 것이 내 심장을 뜨겁게 했다. 그러면서 속으로 이 교회에서 목회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내 속으로만 생각했다.) 예배를 드리고 신평성결교회로 복귀하면서 그 성미통이 아른거렸다. 눈을 감을 때마다 성미통은 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계속 생각나고 주체할 수 없는 감정을 뭐라 표현하기 힘들었다.
그날 저녁 한선호 담임목사님께서 해창성결교회에서 사역할 생각이 없냐고 물어보시는데 나는 좋은 기회이면서도 신평성결교회에서 정들었던 청년들과 학생들이 생각났다. 해창성결교회에 가면 좋은 기회이지만 한편으로 신평성결교회의 학생들이 제일 먼저 걱정됐다. 중간에 가기가 애매했지만 나를 뜨겁게 했던 양철 양동이(성미통)가 내 마음의 추를 기울이게 했다. 교회가 가난해서 쌀이 없는 게 아니라 그 안에 교회를 향한 사랑과 목회자를 사랑하는 마음에 내 마음을 빼앗긴 것이다. 이런 교회라면 주님을 위해 영혼을 위해 헌신하겠노라 다짐하며 해창성결교회로 부임하게 됐다. 이 모든 것이 하나님의 은혜다.
이곳에서의 생활은 나를 설레게 하며 성도님들에게 사랑받고 있다. 내가 이곳에서 큰 일을 해야겠다는 생각보다 그들에게 효자손과 같이 가려운데 있으면 긁어드리고 아픈데 있으면 싸매주고 함께 울고 웃고 기도하며 사역하는 목회자가 되고 싶다.
해창지역은 초등학생과 중·고등학생이 많지 않다. 그래도 이곳에서 다음세대를 세우며 교회가 해야 할 복음을 전파하고 생명을 살리는 사역에 중점을 둘 것이다. 작은 시골교회이지만 좋은 소식, 소문난 교회, 선교하는 교회, 전도하는 교회, 영혼을 살리는 교회로 거듭나도록 사명을 감당할 것이다.
나의 마음을 뜨겁게 했던 것은 양철 양동이지만 그보다 하나님의 사랑이 나를 가슴 벅차게 하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