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홀로 거주하는 A할머니는 집 밖으로 도통 나오지 않는다. 누구의 손길도 받길 꺼려하며 한평생 집에서만 살았다. 송산종합사회복지관 채진주 사회복지사가 A할머니를 찾아갔을 때도 그를 거부했다. 밑반찬을 가져가도 문을 굳게 걸어잠갔다. 하지만 계속 문을 두드린 결과 A할머니는 세상 밖으로 나왔다. 당진 시내에 살면서도 원당동을 20년 만에 나왔을 정도라며 세상과 담을 쌓고 살아왔던 A할머니는 나들이를 간 그날 “너무 좋다. 이런 세상이 있다는 것을 처음 알았다”고 말했다.
고독사 및 자살예방 등
송산종합사회복지관(관장 이명철)이 보건복지부의 공모사업을 통해 지원을 받아 지난해에 이어 ‘독거노인 친구 만들기’ 사업을 올해도 이어 진행할 예정이다. 독거노인 친구 만들기 사업은 만65세 이상 홀로 거주하는 노인들의 고독사 및 자살예방과 우울증을 경감시키기 위해 시작됐다. 우울증 등 심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노인들을 위한 프로그램으로 친구 맺기를 통해 외로움을 달래고자 마련된 것이다. 이 사업은 중복 지원이 가능해 기초생활수급자 및 차상위계층 등 정부나 지자체 등으로부터 재정적인 지원을 받고 있어도 이용 가능하다.
은둔형·활동제한형·우울형
이 사업은 세 가지 유형을 대상으로 한다. A할머니와 같이 외부와의 교류가 전혀 없이 살아가는 노인으로 알코올 중독, 치매, 파지수거 노인 등 은둔형 노인에게는 개별 활동 프로그램을 비롯해 긴급지원(자원연계) 서비스가 제공된다.
또한 활동제한형은 만성질환 또는 장애 등으로 일상생활이 어려워 우울증 경향이 있는 노인이다. 이들에게는 연 1회의 나들이와 우울증 진단 및 투약비 등이 지원된다.
마지막인 우울형은 우울증 성향이 심해 자살시도 가능성이 높거나 자살기도 후 생존자를 대상으로 하며 연2회 나들이와 집단 정신(우울증) 치료 프로그램 등에 참여 가능하다. 기본적으로 모두에게 지속적인 사례관리 등이 이뤄진다.
지난해 53명 발굴
송산종합사회복지관에서는 이 사업을 위해 전담 사회복지사를 채용하고 심적인 어려움에 처한 노인 발굴에 직접 나섰다. 대호지와 면천, 순성 등 전 지역을 대상으로 하며 마을 이장을 만나 은둔형 노인이 동네에 있는지 직접 물어가며 찾기도 하고, 독거노인 가정을 일일이 방문했다. 신경안정제와 수면제 등 우울증과 관련된 약을 복용하면 사전검사지를 통해 척도를 알아보는 작업을 거쳤다. 이를 통해 현재 송산종합사회복지관에서 발굴한 노인은 모두 53명으로 은둔형 노인 4명이 포함됐다.
자조 모임·나들이 등 진행
발굴한 노인들은 서로가 친구를 맺을 수 있도록 자조 모임을 갖고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이를 통해 나만 겪고 있을 문제가 서로 안고 있는 문제로 거듭나며 함께 해결할 힘을 찾고 있다. 또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함께 안부를 묻기도 하고 추석 명절에는 송편을 빚는 등 호전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채진주 사회복지사는 “처음 만나 서먹했던 어르신들이 이제는 서로 손을 잡고 안부를 물어가며 친구를 맺어가고 있다”며 “심리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는 어르신들이 이 프로그램을 통해 친구를 만들어 삶이 활력을 찾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