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모산 아래 백년해로-마중리공소

백년전 기둥ㆍ마룻바닥 그대로

대호지면 마중리 마중3거리 버스정류장에서 내려 한 500m를 올라가면 자모산 아랫자락에

맑은 자태로 앉아있는 천주교 당진본당 마중리 공소를 볼 수 있다.

지금은 개량지붕을 얹고 시멘트 벽을 발라 옥색으로 색도 입혔지만 그 안을 지탱하고 있는

기둥이 지금으로부터 1백년 전에 박아놓은 이 마을 소나무라는 사실을 알만한 사람은 알고

있다. 회관 안쪽에 한토막이 부서져 내린 마룻바닥도 그때 깔아놓은 그대로다.

마중리 공소는 당진군 관내에서 가장 먼저 세워진 공소로 설립연수가 100년이 훨씬 넘는

다. 설립당시를 증언할만한 마을노인들은 모두 사망하고 제대로 된 기록물 하나 가지고 있

지 않지만 주민들은 어른들의 입을 통해 공소를 짓던 때의 열렬한 신심을 알고 있다.

이 공소의 전회장인 안기원(67세)씨는 자신이 어린시절, 주일이면 동네어른들이 걸레를 빨

아 정성껏 마룻바닥을 닦던 일이며, 행사에 갈 때면 120명이나 되는 주민이 미사차 두대에

나눠타던 일들이 떠오른다.

이 공소가 지어진지 1백년이 넘었다는 사실은 지금으로부터 10여년전, 더이상 지붕갈이를

할 짚을 구하기가 어려워 교우들이 공소를 개축할 당시 밝혀졌다. 주민들은 천정을 대기위

해 대들보를 닦다가 그곳에 새겨진 날짜로 계산했을 때 당시 90년이 넘었었다는 점을 기억

하고 있다. 당시 관할소속이던 서산본당(1917년 설립)에도 그 기록이 없어 훨씬 오래전에 건

축됐음을 말해주고 있다.

그러나 지금 이 공소는 고요하다. 몇해전 대호지면 마중리ㆍ사성리, 정미면의 봉성리ㆍ산성

리ㆍ도산리ㆍ천의리를 묶어 돌마루 공소가 생겨나고부터는 이곳에서 참례를 하지 않기 때문

이다.

그래도 주민들은 1백년이 넘도록 선대교우들이 발자욱을 쌓아온 곳을 소중히 하고 있다.

행여 큰 눈비라도 오는 날이면 이곳에서 참례할 준비도 하면서.

올해는 천주교 조선교구가 설립된지 166년이 되는 해. 마중리 공소는 세기반의 한국 천주교 역사와 한세기 이상을 함께해 온 의미심장한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