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리야(Kolya)

위장결혼으로

맺어진

가짜 아빠와 아들,

남남인

그들 사이에

무슨 일이

생긴걸까

영화 콜리야(Kolya)는 우리에게 서구유럽의 영화와는 또 다른 감동을 주는 동구영화.

베르린 장벽이 무너지던 88년 체코의 프라하를 배경으로 소련지배에 대한 불만이 점점 노골화되고 많은 동구의 사람들은 서구를 선망하는 상황이다.

한때는 교향악단에서 환호와 박수를 받던 루카... 하지만 이제는 겨우 장례식에서 보조연주를 하고 묘비명에 페인트칠하는 게 고작이 되어버렸다. 루카는 스스로 독신주의자이며 자유주의자라고 냉소적으로 말하지만 밀려드는 고독은 어쩔 수 없는 듯 많은 여자과 관계를 맺으며 살아간다.

그러던 어느날 친구로부터 한 소련 여자와의 위장결혼을 제안받고 그녀가 영주권을 얻을 때까지만 부부행세를 해주기로 하고 그 제안을 받아들인다.

그러나 문제는 간단히 지나가지 않는다. 인간관계라는 것, 그것은 산술적으로 계산할 수 없는 깊은 여운을 남기기 마련이다.

그녀는 위장결혼이 성사되자 애인을 찾아 독일로 망명해 버리지만 뜻밖에도 루카에게는 그녀의 다섯살짜리 아들 콜리야가 남게 된다. 처음에 루카는 콜리야를 짐처럼 생각하면서 귀찮아 한다. 그러나 점점 콜리야에 대한 부성애가 생겨나고 커간다.

감독은 이런 두사람을 통해서 가족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하도록 하려는 의도였던 것 같다. 가족의 존재가 무의미해져가는 때에 관계의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고 희망이라는 따스한 바람을 불어넣으려고 하지 않았나 생각한다.

이런 가족영화적 분위기를 가지면서도 체코가 가지고 있는 문제(사회변화상)를 자연스럽게, 루카와 콜리야가 상처를 회복해가는 과정을 통해서 보여주고 있다. 서구영화와는 무엇인가 다른, 지적이면서도 다소 무뚝뚝하고 그러면서도 부드럽고 잔잔한 감동이 있는 영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