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덕동 씨티프라디움 2차 아파트에 주민들 모르게 중계기가 옥상에 설치돼 논란이 일고 있다.
중계기는 디지털 신호를 더 먼 거리에 다다를 수 있게 하는 장비로, SK텔레콤, LG유플러스, KT 등의 통신사에서 장비를 설치해 운영하고 있다.
지난 3월 입주를 시작한 씨티프라디움 2차 아파트 옥상에 주민들이 알지 못하는 상태에서 통신사 중계기가 설치된 가운데, 지난달 14일 입주자대표회의 결성 이후 주민들이 아파트 관련 자료를 검토하는 과정에서 중계기 설치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전기통신사업법에 따르면 500세대 이상의 주택단지에 중계기를 설치하게 돼 있으나 시티프라디움 2차는 460세대로 중계기를 설치할 요건에 해당되지 않는다. 또한 공동주택관리법에 따라 이동통신 중계기는 입주민 대표기구 등을 통해 협의 후 설치돼야 함에도 불구하고 이동통신사에서는 법을 위반하면서 주민들 모르게 중계기를 설치해 수개월 동안 운영해온 것이다.
특히 해당 아파트의 꼭대기층은 복층 구조로 옥상까지 입주민들이 사용 가능하기 때문에 중계기에서 발생하는 소음이 24시간 계속되면서 일부 주민들은 소음으로 인한 두통과 스트레스를 호소하고 있다. 중계기는 203동에 9개, 206동에 6개, 207동에 7개가 옥상에 설치돼 있어, 꼭대기층에 사는 주민들은 창문을 열지 못할 정도로 ‘웅~’하는 중계기 작동 소음이 계속되고 있다. 소음피해 뿐만 아니라 중계기가 디지털 신호를 확장하는 시설인 만큼 전자파에 대한 우려도 제기됐다.
중계기 피해를 입고 있는 주민들은 “중계기를 설치하기 전에 주민들에게 알리고 양해를 구했어야 했다”며 “그동안 주민들은 무슨 이유에서 왜 소음이 발생하는지도 모른 채 수개월을 지냈다”고 말했다. 이어 “문제를 제기하자 그제야 이동통신사에서는 사과문을 게시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중계기로 인해 소음 등의 피해를 받고 있는 주민들은 이동통신사에 옥상 중계기 전원 차단을 요구했다. 하지만 이통사에서는 정상적으로 가동해야 할 지하에 설치된 중계기까지 가동을 중단시켜 입주민과 중계기 피해 주민 간의 불화가 야기됐다.
이동통신사는 지난달 26일 게시한 사과문을 통해 “이동통신 중계 설치 및 운용 절차에 문제가 있기에 전원 차단 및 철거를 할 수밖에 없음을 양해바란다”고 명시했다. 중계기 피해 주민들은 "지하 중계기까지 운영을 중단해 입주민들의 휴대전화 등 이동통신 이용에 불편을 겪게 하고, 이로 인해 대부분의 입주민들과 중계기 피해를 입고 있는 주민 사이에 갈등을 일으켰다"고 주장하고 있다.
중계기 피해주민 A씨는 “다른 아파트처럼 지하주차장이나 아파트 외부 지상에 설치하면 그 누구에게도 피해를 주지 않을 수 있는데, 이동통신사에서는 이런 식으로 주민들을 분열시키고, 중계기 피해 주민들이 아파트 전체의 불편을 야기한 가해자인 것처럼 압박감을 느껴 민원 제기를 포기하도록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다른 피해주민 B씨는 “피해보상을 요구하는 것이 절대 아니다”라며 “다른 아파트처럼 주민들에게 피해가 없는 친환경적인 수준에서 문제를 해결하길 바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 같은 중계기 피해와 이동통신사의 이와 같은 대처는 대덕동 시티프라디움 2차에서만 나타난 문제가 아니다. 실제로 중계기 관련 내용을 검색하면 전국 곳곳에서, 특히 민간임대아파트에서 이 같은 일이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주민들의 피해 호소와 이동통신사의 대처가 전국 각지에서 비슷한 양상으로 진행되고 있어, 주민들은 이통사가 피해주민들의 민원을 피해가는 전형적인 방법이 아니냐는 의구심을 드러내고 있다.
피해주민 C씨는 “주민들 누구에게도 피해가 가지 않도록 이동통신사에서 진정성 있게 문제 해결에 나서주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