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창 구

호서고등학교 교사

5월은 어김없이 다정한 친구처럼 우리 곁에 와 있다. 우리 고장 당진의 남산에도, 채운들에도 눈부신 햇살과 신록의 새순들이 마치 어린애의 손길같이 귀엽고 앙증맞다.

삼라만상의 자연이 우주의 섭리와 조물주의 이치에 따라 성실히 꽃을 피우고 새를 우짖게 하고 물을 흐르게 하는 것이 경외를 넘어 신비스럽기까지 하다.

가슴에 따스한 사랑과 사물에의 감동이 남다른 순수한 자연인의 감탄과 찬사가 어찌 5월 한달에 한할까마는 그래도 5월은 화려하게 치장한 미인이요, 성스런 광휘요, 세파에 끄달린 심신을 정화시키는 ‘시즌 오르가즘’이다.

그저 청명한 하늘엔 찬미의 시가 울려 퍼지고 싱그런 대지에서는 푸르름과 꽃내음, 그리고 환희의 교향악이 바람따라 구름따라 연주 가창되고 있다.

5월의 향훈의 아름다움은 또한 어린이들로부터 온다. 해맑은 눈빛에 뽀오얀 피부, 샘물같은 숨소리, 짐승같은 순진한 몸놀림, 포동포동한 살집 그 어느 것 하나 버릴 것 없는 순수로서 진솔한 천사요, 천국의 다리이다.

오죽하면 그 난만함에 매료되어 영국 계관시인 워즈워스는 ‘어린이는 어른의 아버지’라고 읊었고, 성전 마태복음에서도 “너희가 생각을 바꾸어 어린이와 같이 되지 않으면 결코 하늘나라에 들어가지 못할 것이다”라고 경고까지 했을까.

또한 5월의 영광은 부모(부부)로부터 나온다. 하느님은 각 가정에 두루 군림할 수 없기에 어머니를 자기 대신 두었다고 한다. 부모는 아이의 지아비 지어미이며, 나라의 기초로서 가정에선 자식의 교사요, 보모요, 간호원이고 사회에선 직장의 간성으로서 부를 창출하고 안전을 도모하는 기둥인 것이다. 아울러 하늘이 점지해주신 자녀를 잘 양육시켜 국가의 동량지재를 키우는 사명을 다해야 한다.

그러므로 부모공경은 모든 종교를 초월해 계율 제1조 1장에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언제나 어머니는 상심하고 고독한 우리의 마음을 열어주며 아버지는 나아갈 길과 신념과 의지를 심어주는 빛인 것이다.

모든 예술과 학문에 많은 스승이 있지만 인생이란 화두에는 스승이 없다. 이 어려운 인생의 길에 빛과 소금이 되어 진리를 밝히며 생명을 보람있게 하는 나침반 역할을 하시는 분이 스승이시다. 스승은 창조적 만남을 전제로 한다.

그 유명한 달마조사나 원효대사, 성철스님도 부처를 만났기에 불생불멸의 도를 체득하였고 예수도 세례 요한을, 베드로나 사도 바울도 예수를 만나 인류 구원의 선봉장이 되었으며 유가의 자사 맹자도 공자를 만나 성인군자의 도리를 깨달았음을 보라. 이 어찌 사제지간의 인연이 중하다 아니할 수 있겠는가.

글을 쓰는 사무실 창 너머로 오엽송과 적단풍이 나를 넘겨보며 빙그레 미소를 보내는 지금이다. 나무들도 또한 어린이, 부모, 스승 등 인간과 같이 인연의 굴레에서 순환하며 서로 부딪치고 안고 감싸는 중생들이다.

우리 역시 얽히고 설킨 생명의 윤회에서 잠시 만나 꽃핀 보석들이다. 서로 사랑하고 베풀고 몸 낮추어 모든 중생들에게 두 손 모으는 심정으로 5월을 보내자.

올해엔 금상첨화로 이달초에 먼저 부처님께서 와 계시지 않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