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충남도가 당진의 석문간척지에 ‘스마트 축산복합단지’ 조성을 추진하려는 가운데, 지역주민들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지난 24일에는 당진시민 300여 명이 충남도청을 찾아 집회를 열고 대규모 축산단지 저지를 위해 목소리를 높였다.
충남도가 의회에 제출한 축산복합단지 실시계획용역비 예산안 12억 원이 지난 18일 충남도의회 농수산해양위원회를 통과하고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 상정됐으나, 당진시민들의 집단 반발로 인해 관련 예산안은 전액 삭감됐다.
‘스마트 축산복합단지’가 뭐길래?
최근 당진의 최대 이슈로 석문간척지 내 ‘스마트 축산복합단지’가 떠올랐다. 충남도는 당진의 석문간척지와 보령·서천의 부사간척지에 각각 돼지 30만 두 사육 규모의 축산복합단지를 조성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생산부터 도축, 가공까지 전 과정을 집적한 일종의 축산 산업단지로, 이곳에서 발생하는 가축분뇨는 사료작물 재배 등 사용할 수 있도록 자원화하겠다는 계획이다.
본격적인 사업을 위해 충남도는 석문간척지에 6만 두의 시범모델을 구축하고 향후 예비타당성 조사 등을 거쳐 30만 두까지 사육 규모를 늘리겠다는 입장이다. 충남도는 사업 시행에 앞서 연구용역을 진행했으며, 탄소저감형 스마트 축산복합단지에 대한 계획을 구체화하고 관련한 실시계획용역비 12억 원을 편성했다.
시민 ‘패싱’하고 갑자기 예산 12억?
지난 18일 스마트 축산복합단지를 위한 실시계획용역비 12억 원이 충남도의회 농수산해양위원회에 상정, 통과됐다. 충남도가 당진시민의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을 거칠 것으로 예상했으나 갑작스럽게 실시계획용역비가 의회 상임위원회를 통과한 것이 알려지면서 지역이 발칵 뒤집혔다. 소식을 들은 지역주민들은 발빠르게 움직였다.
석문간척지와 인접한 석문면 · 송산면 · 고대면을 중심으로 ‘석문간척지 분양권 찾기 및 축산단지 반대 대책위원회(위원장 이선군·인나환·황선복, 이하 대책위)’가 긴급히 꾸려졌다. 대책위는 지난 24일 예산결산특별위원회가 열리는 날 집회를 열기로 결정했다.
바쁜 농번기에도 시민 300여 명 참여
지난 24일 오전 9시, 이른 아침 당진을 출발한 석문·송산·고대 주민들이 충남도청과 충남도의회 앞에 모였다. 한창 농번기를 맞아 분주할 시기지만 대규모 축산단지를 반대하기 위해 주민 300여 명이 집회에 참가했다.
현장에는 이철수·이완식·홍기후 충남도의원과 공무 국외출장을 떠난 시의원을 제외한 조상연·심의수·윤명수·전선아 의원이 자리했다. 더불어 15개 시민단체로 구성된 ‘스마트 축산복합단지 조성계획 반대 당진시민대책위원회’의 김진숙 공동대표와 오윤희 위원장이 자리했다.
이날 주민들은 예결특위가 시작되기 전부터 오전 내내 충남도의회와 충남도청 앞에서 “축산단지 결사반대”를 외쳤다. 이와 더불어 대책위는 축산단지 반대와 함께 “석문간척지 간척사업 당시 피해지역인 1읍(당진읍), 3면(석문·송산·고대) 실어민 2600세대에 정부가 간척농지 분양을 약속한 것을 이행하지 않고 있다”며 농지 분양과 함께 간척지를 활용한 실어민 소득사업 등을 요구했다.
김태흠 지사 상임위에 유감 표명
대규모 축산단지를 반대하는 당진시민들의 목소리가 의회에 전달됐다. 충남도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는 스마트 축산복합단지 실시계획용역비 예산 12억 원을 모두 삭감했다. 예결특위는 “지역주민 사이에서 반대 여론이 높고 사업을 위한 사전 절차 이행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며 예산 삭감을 결정했다. 예결특위는 “(대상지역) 주민에게 충분한 설명회 등을 통한 사업 이해도를 높이고 주민수용성을 제고한 후 추진하라”는 의견을 덧붙였다.
예결특위 결과에 대해 김태흠 충남도지사는 “깊은 유감”이라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이날 본회의장에서 김태흠 지사는 “스마트 축산복합단지는 미래 식량안보와 식량주권 확보, 양돈농가 생존권과 시민 정주권 보장을 위해 우리 축산업이 나아가야 할 방향”이라며 “특히 이번 총선 과정에서 지역의 일부 반발을 정치인들이 더 확대재생산시킨 것은 심히 유감”이라고 말했다.
또한 김 지사는 충남도의회 농수산해양위원회를 질책하는 발언도 이어갔다. 김 지사는 “농수산해양위원회 소속 의원들이 예산을 결정하기 전 적어도 선진지 견학 정도는 갔다 와서 이 사업이 제대로 추진될 수 있는지, 어느 부분을 보완해야 하는지 파악했어야 했다”면서 “충남도가 선도하고자 하는 미래축산 개혁 방향을 도의원들이 편견 없이 바라보고 지지와 성원을 보내주길 당부한다”며 간척지 내 대규모 축산단지 사업에 대한 의지를 다시 한번 드러냈다.
오성환 시장 공식 반대 입장 표명
한편 오성환 당진시장은 지난 23일 진행된 석문면 순방에서 “반대한다”는 입장을 공식 발표했다. 이날 “석문간척지 축산단지 추진에 대한 당진시장의 입장은 무엇이냐”는 시민의 질문에 오 시장은 “그동안 언론에서 물어보면 반대 입장을 밝혔다”며 “충남도가 당진시에 축산단지에 대해 공식적으로 내려온 게 없었기 때문에 공식 입장을 전하지 않았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