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명수 신평면운정전담 의용소방대원이 지난달 16일, 공주 중앙소방학교에서 열린 전국소방기술경연대회에서 소방호스 전개 부문 1위를 차지했다.
전국소방기술경연대회는 4인조법, 소방호스 전개, 심폐소생술 등 실전과 같은 기술을 겨루는 전국 단위의 경연으로, 의용소방대의 역량강화를 위해 개최되고 있다.
이명수 대원이 출전한 소방호스 전개 부문은 7분 내 방화복을 착용하고 호스를 펼쳐 회수까지 마치는 종목이다.
이 대원은 3년간의 꾸준한 도전과 연습, 그리고 주변의 응원과 도움을 바탕으로 마침내 전국 1위에 올랐다.
당진 4위에서 전국 1위로
이 대원은 올해로 3년째 소방기술경연대회에 도전했다. 2023년 첫 출전한 당진시 소방기술경연대회에서는 긴장한 탓에 4위에 그쳤다. 강한 승부욕을 가진 그는 아쉬움을 느꼈고, 이때부터 본격적으로 훈련에 매진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등 떠밀려 출전했지만, 그때 신평면 의용소방대가 종합우승을 차지했어요. 그런데 개인 성적은 아쉬워서 마음에 많이 남았습니다.”
2년 차였던 지난해에는 당진시 대회에서 1위를 차지해 시 대표로 충남도 소방기술경연대회에 출전했다. 이 대회에서도 공동 1위를 기록했지만, 동점자 중 나이가 더 많은 참가자에게 대표 자격이 돌아가는 규정에 따라 2위로 밀려 전국 대회 출전은 무산됐다.
이후 도 대회 입상자는 다음 해 대회 출전이 제한된다는 규정으로인해, 그는 더는 대회에 도전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그런데 올해 충남도 대회가 열리지 않아 도 대표가 공석이었고, 그로인해 지난해 도 대회 2위였던 이명수 대원이 도 대표 자격을 얻어 전국 대회 출전 기회를 얻게 됐다.
매일 1시간 이상, 더위와 싸운 두 달간의 훈련
이명수 대원은 이번 전국 대회를 앞두고 두 달 전부터 매일 1시간 이상 훈련에 매진했다. 그는 “방화복은 열기를 막아주지만 동시에 열이 빠져나가지 않아 훈련 내내 땀범벅이었다”라며 “무거운 소방호스를 들고 방화복까지 입고 훈련하는 건 말 그대로 더위와의 싸움이었다”라고 말했다.
이 대원은 경기장 환경을 고려한 훈련도 병행했다. 트랙에서 열리는 당진시 대회를 위해서는 신평초등학교를, 잔디밭에서 열리는 전국 대회를 대비해선 삽교천 부근을 연습 장소로 삼았다.
“3년을 연습한 셈이니, 전국 대회 참가자 중 연습량만큼은 제가 최고라고 생각했습니다.”
특히 그는 대회 직전 당진소방서장이 참관한 시범 연습에서 “몇 등을 할지는 모르겠지만, 만점은 받겠습니다”라고 포부를 밝힐 만큼 준비에 자신이 있었단다.
볼링에서 착안한 호스 전개 자세
이 대원의 가장 큰 강점은 볼링에서 착안한 독창적인 호스 전개 방식이다.
기존의 자세가 자신에게 잘 맞지 않았던 그는 오랜 고민 끝에 볼링 동작을 응용해, 한두 발 뒤에서 호스를 굴리는 자신만의 방식으로 접근했다.
“기존 방식대로 아무리 연습해도 자신감이 붙지 않았어요. 그러다 볼링 자세를 떠올렸고, 제게 맞는 동작을 만들어 냈습니다. 한두 발 뒤에서 출발해 호스를 굴리는 방식인데, 저와 같은 방식의 참가자는 아직 한 번도 본 적이 없습니다.”
이 특별한 자세는 전국 대회에서도 강점으로 작용했다.
“이번 대회장은 오르막 경사가 있었는데, 한두 발 뒤에서 시작하는 방식이 마치 도움닫기처럼 힘을 보완하는 데 도움이 됐어요.”
‘만점’을 향한 전략적 접근
전국 대회 당일 오전, 이명수 대원은 예상치 못한 비에도 침착하게 대응했다. 소방호스가 젖으면 무게가 늘어나 경기력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판단한 그는 리허설을 과감히 생략하고, 이미지 트레이닝에 집중했다. 이후 비가 그친 오후, 짧게 두 차례만 실전 연습을 하며 컨디션 조절에 주력했다.
이번 대회에서 이 대원은 후반 순서였기 때문에, 앞선 대원들의 경기를 자세히 관찰할 수 있었다. 그는 “이전에는 동점자가 많이 나와 신분증 확인까지 하는 일도 있었지만, 이번에는 그런 상황이 없었다”며 “심사 위원들이 방화복 단추 하나까지 꼼꼼히 확인하는 걸 보고, 심사 기준이 훨씬 까다로워졌다는 걸느꼈다”고 말했다.
그는 이 엄격한 심사 기준을 오히려 전략적으로 활용했다.
“방화복 착용은 보통 1분 이내로 끝낼 수 있지만, 이번에는 2분 이상 시간을 들였습니다. 규정에 맞게 하나하나 정확하게 착용하고, 심사 위원에게 그 부분을 어필했어요. 주위에서는 ‘왜 이렇게 천천히 입느냐’고 했지만, 감점 없이 제한 시간 내에 마무리하는 것이 제 전략이었습니다.”

“혼자 만들어 낸 우승은 아니었습니다”
“자신감은 있었지만, 변수가 많은 경기라 실수하지 않을까 걱정했습니다. 무사히 대회를 마쳐 다행입니다.”
이명수 대원은 특히 이번 전국 대회 1위가 혼자만의 성과가 아니었음을 강조했다. 그는 신평119안전센터장을 비롯한 직원들과 의용소방대원들의 전폭적인 지원이 큰 힘이 됐다고 말했다.
“연습하려면 시간을 재는 사람, 호스를 감아주는 사람, 자세를 봐주는 사람 등이 필요합니다. 신평면 대원들은 연습에도 적극적이어서 함께 준비할 수 있었고,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또한 그는 가족의 이해와 배려에도 감사함을 전했다.
“3년 동안 대회를 준비하면서 아내에게는 ‘또 가?’라는 말을 자주 들었습니다. 그런데 전국 대회에서 1위를 하고 동네에 현수막이 걸리니까, 오히려 아내와 아이들이 자랑스럽게 여기며 주변에 자랑하고 다니더라고요. 아내와 가족의 이해와 배려 덕분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습니다.”

봉사로 시작한 의용소방대, 이제는 사명감
이명수 대원은 약 4~5년 전, 지인의 권유로 의용소방대에 합류했다. 그는 “친한 사람들과 함께 봉사하자”라는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했지만, 여러 차례 화재 초기 진압에 직접 참여하면서 의용소방대 활동의 중요성과 책임감을 깊이 느끼게 됐단다.
“의용소방대는 직책보다 봉사하는 마음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불이 나지 않는 것이 가장 좋지만, 만약 발생하더라도 빠르게 대응해 인명 피해를 막는 것이 저의 목표입니다.”
>> 이명수 대원은
- 1984년 합덕읍 출생
- 합덕초·합덕중·예산고 졸업
- 현 신평면운정전담 의용소방대원
- 제38회 전국소방기술경연대회 호스 전개 부문 1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