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딸기와 맺어진 인연
경기도 안산 출신인 박설연 대표는 대학에서 관광학을 전공하며 현재의 남편 최성원(38) 씨를 만났다.
신평면 출신인 최 씨는 어려서부터 부모님의 농사일을 도우며 자랐고, 소풍날조차 밭일을 거든 기억 때문에 “농사만큼은 절대 짓지 않겠다”고 다짐했었다. 그러나 대학에서 농업의 6차 산업과 미래 가치를 배우며 오히려 농업의 미래 가능성을 깨닫게 됐고, 결국 부모님이 먼저 시작한 딸기재배에 뛰어들었다.
그의 곁에는 박 대표가 있었다. 두 사람은 약 1년간의 연애 끝에 2013년 결혼, 박 대표는 22세의 나이로 당진에 정착했다.
당진에서 배운 자연의 속도
관광학을 전공한 박 대표의 꿈은 국내 여행 가이드였다. 그러나 결혼과 출산으로 자연스럽게 꿈을 내려놓고, 당진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했다.
“친구들은 대학 졸업 후 취업했지만 저는 다른 길을 걷고 있었어요. 그런데 이상하게도 조급하거나 불안하지 않았습니다. 도시에서는 알 수 없었던 자연의 흐름을 체감했거든요. 농작물이 자라나는 속도, 아이가 자라는 속도 모두 천천히 흘러가더라고요. 그래서 오히려 마음이 편안했습니다.”

“우리 농장 딸기가 정말 맛있는데”
박 대표는 약 10년간 아이를 키우며 남편의 ‘최성원딸기(구 다온딸기농원)’ 일을 도왔다.
“우리 농장 딸기가 정말 맛있는데, 봄철 전국적으로 물량이 쏟아지면 가격이 내려가는 게 늘 아쉬웠어요. 어떻게 하면 소비자들이 더 오래 즐길 수 있을까 고민했죠. 당시 체험농장에서 딸기잼 만들기 체험도 진행했는데, 직접 만든 잼을 팔아달라는 요청도 있었어요. 그때부터 딸기청이나 딸기잼 같은 가공품에도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하게 됐던 것 같아요.”

농산물가공센터에서 탄생한 ‘청생연분’
2021년 당진시농업기술센터가 농산물가공지원센터를 개소하고 예비 창업자를 모집한다는 소식을 들은 박 대표는 1기 교육에 참여했다.
박 대표는 “위생교육부터 제조시설 기계 사용법, 영업 신고, 품목 제조번호 발급까지 식품이 가공품으로 완성되기까지 전 과정을 배웠다”며 “배울수록 식품 분야가 쉽지 않다는 걸 느꼈다”고 말했다. 이어 “설렘 반, 두려움 반이었다. 다행히 담당이신 오창석 당진시 상품화지원팀 주무관님의 도움으로 무사히 과정을 밟을 수 있었다”라고 덧붙였다.
이후 박 대표는 센터 공유주방에 입주하며 자신의 브랜드 ‘청생연분’을 만들어냈다.
숱한 시행착오 끝 ‘통생딸기잼’ 출시
청생연분의 첫 제품은 ‘통생딸기잼’이다.
그는 “못난이 딸기나 작은 딸기가 아닌, 좋은 품질의 딸기를 그대로 보여주고 싶었다”며 농장에서 바로 수확한 딸기를 통째로 사용했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원물 함량이 높다 보니 잼의 물성이 달라져 시행착오가 많았다”고 덧붙였다. 이후 전처리과정과 농축 방법을 수없이 바꿔가며 실험을 거듭한 결과 과육이 살아 있는 통생딸기잼이 완성됐다.
2024년에는 시범 생산을 거쳐 본격 출시를 준비했다.

박람회, 품평회, 그리고 백화점까지
하지만 제품 생산이 끝이 아니었다. 홍보와 판로 개척이 필요했다. 박 대표는 전국 박람회와 플리마켓에 참가하고, SNS를 통해 제품을 알렸다. 또한 대회 출품에도 도전해 2024년 농업인 우수 가공식품 비즈니스 모델 경진대회에서 충남도지사 우수상을 받았다.
이후 충남 농가공 식품 특집 판매전에 참여하며 천안 신세계백화점에서 첫 팝업 행사를 열었고, 좋은 매출 성적으로 대전·광교 등 백화점 매장에서도 팝업 행사를 진행했다. 이어 지난 2월에는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식품관에 입점, 동시에 온라인 판매도 시작했다.
“ 백화점에 잼만 500종이 넘어 걱정하던 관계자들이 ‘어떤 잼이길래 매출이 이렇게 나오냐’며 직접 찾아와 맛을 보셨어요. 결국 ‘품질이 좋아 먹어보면 무조건 사는 잼’이라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원물 본연의 맛을 인정받은 것 같아 뿌듯했습니다.”

“아직도 부족하다 생각해요”
주변의 칭찬과 응원에도 박 대표는 “만족하기엔 아직 부족하다”고 말했다.
그는 “청생연분의 성장을 뿌듯해하기보다는, 아직 더 알리고 개발해야 한다는 생각이 앞선다”며 “계속 자신을 스스로 채찍질하게 된다”고 털어놨다. 박 대표는 통생딸기잼 이후에도 연구를 이어가 지난 5월, 딸기 함량 85%에 유기농 원당을 사용한 ‘85%생딸기잼’과 ‘베리블루잼’을 출시했다.
“후회할 때도 있고, 앞으로 갈 길이 멀다고 느낍니다. 하지만 이름 하나부터 애정을 담아 만들었기에 ‘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큽니다. 언젠가는 해외로 수출도 하고 싶습니다. 또한 당진에서 생산되는 농산물로 가공품을 만들고 있으니, 저를 통해 우리 지역 농산물이 더 알려져 귀농을 꿈꾸는 청년 농부들에게 귀감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