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진의 원도심은 과거 영화관과 전통시장, 병원과 행정기관이 모여 시민들의 일상 중심지였다. 그러나 신도심 개발과 인구 이동, 대형 상권 확산에 따라 공동화 현상이 심화됐 다. 코로나19 이후엔 종업원을 두던 점포들이 대부분 점주 혼자 운영하는 현실로 바뀌며 위기가 더해졌다.

그럼에도 당진시 원시가지상가번영회(회장 김병길)는 지난 13년 동 안 상인들의 연대로 원도심을 지켜 왔다. 김병길 회장은 “원도심은 당진의 뿌리이자 역사”라며 “행정과 상인, 시민이 함께 나서야 공동화의 흐름을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문화관광형 사업, 숨통을 틔우다

번영회가 지난해 거둔 가장 큰 성과는 정부와 충남도의 공모에 선정 돼 확보한 문화관광형 사업비 10억 원이다. 이 예산으로 거리 조명 교체, 도심 쉼터 조성, 홍보 사업이 가능해졌다. 어둡던 골목은 환하게 변했고, 쉼터는 시민들의 모임과 공연 공간으로 자리 잡았다.

김 회장은 “공모사업으로 원도심 홍보에 물꼬를 텄다”며 “사람들이 머물고 다시 찾게 만드는 계기가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축제와 행사, 다시 모이는 거리

번영회는 다양한 축제를 통해 원 도심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올해 행사로는 지난 5일 구 군청 광장에 서 ‘밤나들이 행사’를 개최해 주말 시민들의 초 가을밤 즐거운 골목 행사를 마련했으며 오는 10월 24일과 25일 전통 ‘로데오 페스티벌’을 계승 한 ‘상인 밤나들이 축제’를 준비하고 있다. 특히 올해 신성대학교와 MOU 를 맺어 청년층이 주체적으로 참여 할 수 있도록 했다.

김 회장은 “태권도 시범, 버스킹 공연, 음식대회 등 프로그램을 통해 원도심을 단순한 상업 공간이 아니라 문화의 장으로 바꾸려고 시도했다”고 말했다.

주차난, 풀리지 않는 발목

원도심을 찾는 이들의 가장 큰 불 편은 주차 문제다. 상가 골목마다 불 법 주정차가 반복되고, 대형 행사 때 는 시민들이 발길을 돌리기도 한다.

김 회장은 “행사를 열어도 차를 댈 곳이 없어 그냥 돌아가는 경우가 많다”며 “주차장은 원도심 활성화의 기본”이라고 원도심 전용 공영주차 장 확충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성모병원 확장과 동사무소 이전, 주민들의 기대

원도심 상권에 큰 변화를 가져올 현안은 성모병원 확장과 동사무소 이전 문제다. 이번 매각 결정으로 성 모병원이 확장되는 동시에, 행정복 지센터(구 동사무소)는 새로운 부지로 이전하게 됐다.

상인들과 주민들은 당진시가 성모병원으로부터 받는 매각대금을 반드시 새 행정복지센터 신축 비용 에 사용해줄 것을 바라고 있다.

김 회장은 “행정복지센터가 원도 심을 벗어나면 상권은 더 위축될 수 밖에 없다”며 “새 청사가 원도심 주 민 생활 여건 개선으로 이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원도심 상인들은 동사무소 이전 이 단순한 행정 절차가 아니라, 원도 심 재도약의 관건이라고 보고 있다. 매각대금이 원도심 생활환경 개선 으로 이어질 때, 상권도 함께 살아날 수 있다는 기대 때문이다.

광장 조성, 여전히 풀리지 않은

숙원상가번영회의 또 다른 숙원은 ‘도 심 속 광장’이다. 구 군청 인근에 광 장을 조성해 시민들이 쉬고 즐기며, 시장·성당·공원까지 이어지는 생활· 관광 동선을 만들자는 구상이다. 수 년째 주민 동의까지 받아 추진했지 만, 행정의 실행은 지지부진하다.

김 회장은 “광장은 전국 어디에나 있는데 이제 당진 원도심에도 시민 을 모을 수 있는 광장이 필요하다” 며 “그런데 당초 당진시가 약속했던 광장은 3~4년째 이행이 되지 않고 행정은 약속만 하고 있다”며 답답해 했다.

타 지역 사례와 비교되는 행정지원 부족

천안시는 원도심 지원 조례를 제 정했고, 전주시는 한옥마을과 연계 해 전통시장과 골목상권을 동시에 살려냈다. 청주 성안길 역시 청년 창 업 지원으로 활력을 되찾고 있다.

그러나 당진은 아직 제도적 뒷받 침이 부족하다. 당진시 원시가지상 가번영회는 “상인들의 노력만으로 는 한계가 있다”며 제도적 지원을 촉구하고 있다.

원도심의 매력, 그리고 번영회의 비전

김 회장은 70년 넘게 원도심에서 살아온 토박이다. 그는 “극장과 시장 이 있던 원도심은 당진의 역사 그 자 체”라며 “시청 일부 부서를 원도심 으로 이전해야 상권이 살아날 것”이 라고 제언했다.

번영회의 비전은 명확하다. 원도심을 단순히 옛 거리가 아니라, 시민이 즐기고 머무는 살아 있는 공간으로 만드는 것이다. 김 회장은 “시민 모두에게 열린 조직으로서, 소통과 봉사로 원도심을 다시 살려내겠다” 고 다짐했다.

[미니인터뷰] 김병길 당진시 원시가지상가번영회 회장

Q. 요즘 가장 큰 고민은?

“도심 공동화가 심각합니다. 주차난, 성모병원 확장 지연, 행정복지센터 이전 문제가 겹쳐 상권이 흔들리고 있습니다.”

Q. 성모병원 매각과 동사무소 이전에 대한 기대는?

“당진시가 성모병원 매각대금을 반드시 동사무소 신축과 원도심 생활환경 개선에 사용해주길 바랍니다. 그래야 상권도 살아납니다.”

Q. 앞으로의 목표는?

“도심 속 광장 조성과 주차장 확충을 꼭 이루고 싶습니다. 시민 누구나 찾는 열린 번영회, 서민과 함께하는 상권 공동체를 만들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