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농업과는 거리가 멀었던 고미현 씨는 39세에 농사에 뛰어들었다. 그는 맨땅에 시설을 세우며 3년째 ‘신평상추’라는 이름으로 상추 농사를 이어오고 있다.
현재 송악읍 봉교리에서 약 400평의 규모의 농장을 운영하고 있지만 올해 하반기에는 약 2000평의 규모로 농사를 지을 수 있는 당진시 스마트팜 원예단지에 입주해 순환식 양액 재활용 시스템을 활용한 딸기와 상추 재배를 병행할 계획이다.
상추로 청년창업농 지원
고미현 씨는 한정초, 신평중ㆍ고등학교를 졸업했으며 신평면 거산리에서 나고 자랐다. 농업 중심 지역에서 자라 어느 집과 비슷하게 부모님이 소일거리로 농사짓는 모습을 보며 컸지만 농사에 큰 관심은 없었다.
그는 “주말이면 일을 거들었던 기억이 있어 농사는 짓지 않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성인이 된 이후에도 고 씨는 농사와는 거리가 먼 다른 직종에서 일했고 결혼 후에는 살림과 육아에 집중했다.
이후 경력 단절로 어려움을 겪던 그는 우연히 청년창업농 지원정책을 알게 됐다. 당시 지원 가능한 최대 나이가 40세였고, 고미현 농부는 마지노선인 39세였다. 그는 “요즘 농업 환경이 예전과 달라졌다는 생각도 들었고, 정책을 잘 활용하면 어느 정도 소득이 괜찮겠다는 판단이 들었다”면서 농사를 본격적으로 시작한 이유를 설명했다.
유러피안 상추에 눈길
처음부터 상추를 염두에 둔 것은 아니었지만 마침 고 씨가 농사를 고민하던 시기 TV와 인터넷, 광고에서 유러피안 상추가 자주 소개됐단다. 이를 본 고 씨는 연중 재배가 가능한 상추가 적합하겠다고 판단했다. 이에 당시 당진에서 유일하게 유러피안 상추를 재배하던 유인상 대표의 농가를 찾아 견학하면서 농사에 발을 들이게 됐다.
하지만 현재 고 씨는 상대적으로 재배기간이 길고 한 번 수확하면 끝나는 유러피안 상추가 아니라 주로 청상추를 분무경 수경재배 방식으로 키우고 있다. 그는 청상추 농사의 가장 큰 장점으로 “1년 내내 수확이 가능해 소득이 꾸준히 들어온다는 점”을 꼽았다.
맨땅에 헤딩하듯 농사 시작
고미현 씨는 농업 지식이 전무한 상태에서 농사를 시작했다. 그는 당진시농업기술센터와 각종 기술기관에서 진행하는 교육을 최대한 많이 들으며 기본기를 쌓았다. 고 씨는 “지금도 공부 중이지만, 당시 진행되는 교육은 모두 빠지지 않고 들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선도 농가인 유인상 대표의 농가를 수시로 찾아다니며 작물 선정부터 시설, 자재, 문제 해결 방식까지 현장에서 배웠다. 유 대표에게 농사에 필요한 공구를 빌려 쓰고, 농약이나 자재도 처음부터 사지 않고 선도 농가에서 쓰는 것을 소량으로 시험해 본 뒤 효과가 있으면 구매하는 방식으로 시행착오와 비용을 줄였다.
그는 “선도 농가에서 박스 접는 법이나 묶는 법을 배워 와도 막상 하우스에 돌아오면 다 잊어버려 다시 찾아가곤 했다”며 “정말 시도 때도 없이 드나들었다”고 말했다. 유 대표의 농가와 같은 구조로 시설을 지은 그는 “시설이 같으니 물이 넘치거나 문제가 생길 때 바로 가서 비교하며 원인을 찾을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이어 “유인상 대표님이 내가 처음 찾아갔을 때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이 농사를 짓겠다고 하니 걱정이 많았다고 하더라”며 “선도 농가가 없었다면 여기까지 오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얼어붙은 상추와 1500원짜리 출하
그럼에도 시행착오는 있었다. 고 씨상추 농사를 짓고 있는 고미현 씨는 “첫 정식을 12월인 겨울에 시작했는데 커튼 등 난방 시설이 부족해 상추가 얼었다 녹았다를 반복했다”며 “당시 가락시장에 출하했을 때는 4kg 한 박스에 1500원이라는 가격을 받아본 적도 있다”고 말했다.
그 시기를 버티며 이듬해 여름을 맞았고, 작황과 인지도가 점차 좋아지면서 한 박스에 10만 원의 단가를 받을 만큼 상황이 달라졌다. 출하 방식도 달라졌다. 처음에는 가락시장 도매 출하에 의존했지만, 점차 이를 줄이고 지역 마트와 식당을 중심으로 한 직거래로 판로를 넓혔다. 현재는 석문농협 하나로마트 내 로컬푸드 매장과 대전 도안동 로컬푸드 매장, 신평 인근 마트와 식당 등에 납품하고 있다.

“기본 지키며 초심으로”
고 씨가 농사를 지으며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초심’이다. 그는 “문제가 생기면 중간부터 원인을 찾지 않고 다시 1번부터 차근차근 점검한다”며 “항상 기본을 지키고 처음처럼 농사짓는 마음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처음에는 부지런히 하우스를 둘러보고 꼼꼼히 점검하다가도 익숙해지면 ‘괜찮겠지’ 하고 넘겨짚기 쉬운데, 그럴수록 더 상태를 확인하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또 그는 농부로서 지금의 시기를 ‘버티는 시기’라고 표현했다. 고미현 씨는 “작물을 심고 수확하고 청소하는 등 일상을 반복하는 동시에 기계 고장이나 비닐 파손 같은 문제를 하나씩 해결하면서 계속하다 보면 어느 순간 한 발자국씩 나가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많은 교육생과 견학을 오는 이들이 정작 농사를 시작조차 하지 못하고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며 “대부분 와서 하우스 짓는 데 얼마가 들었는지, 수익은 얼마나 되는지 등을 묻고는 이후 초기 비용에 겁을 먹고 시작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우선 시작을 해봤으면 좋겠다”고 조언했다.
◼ 문의 : 010-4253-4006
◼ 위치 : 당진시 송악읍 봉학로 18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