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오늘날 관광은 단순히 유명 명소를 둘러보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이제는 지역의 맛과 자연환경, 주민들의 이야기처럼 그곳에서만 느낄 수 있는 고유한 경험 자체가 여행의 목적이 되고 있다. 관광두레는 주민들이 지역 고유의 특색을 살린 숙박, 식음, 여행, 체험, 기념품 등을 생산·판매하는 관광사업체를 창업하고 경영할 수 있도록 밀착 지원하는 사업이다. 당진시는 지난해 관광두레 사업 대상지로 선정된 이후 주민들이 주도하는 새로운 관광의 길을 열어가고 있다.본지는 이번 기획을 통해 당진관광두레의 취지와 의미를 짚어보고, 7개 주민사업체의 이야기를 소개할 예정이다.

지난 6월 당진관광두레가 당진관광두레 지역협의회를 개최했다.
지난 6월 당진관광두레가 당진관광두레 지역협의회를 개최했다.

관광의 주체가 행정에서 주민으 로 이동하고 있다. 지자체가 주도하는 명소 조성과 관광객 유치를 넘어, 지역 주민들이 직접 자신들의 자원과 이야기를 관광 상품으로 엮어내며 새로운 수익을 창출할 준비중에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추진하는 관광두레는 주민들이 식음·숙박·체험·기념품·여행업 등 관광 연계 사업체를 창업하고 자립 할 수 있도록 돕는 일종의 ‘관광 창업사관학교’다.

당진에서는 지난해 선정된 2개 사업체가 2년 차에 접어들었고, 올해 5개 사업체가 새롭게 합류해 1년 차 사업을 시작했다. 선정된 사업체 는 최장 5년 동안 성장 단계에 따라 최대 1억 1000만 원까지 맞춤형 지원을 받는다.

주민사업체의 면면을 살펴보면 당진이 지닌 자원의 다채로움이 한눈에 드러난다. △웰니스 체험과 전통장을 결합한 ‘한티’ △소들섬 일렉트립과 고대 네오트립 등 예술 기반 로컬투어를 선보이는 ‘화이트라인’ △ 삽교천 대관람차 이미지와 디저트를 연계한 ‘서쪽마을놀이터’ △합덕 의 역사·문화를 담은 여행 키트와 굿즈를 개발하는 ‘합덕제작소’ △왜목마을을 중심으로 해양레저와 갯벌·모래아트 체험을 운영하는 ‘왜목체험판’ △국가무형유산 기지시줄다리기와 결합한 지역 특화 식음 콘텐츠를 선보이는 ‘가마솥국밥’ △삼선산수목원 등 자연과 연계한 올리브 농촌치유관광을 진행하는 ‘뜰과숲치유농원’ 등 기존 자원을 주민의 시선으로 재해석하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관계인구 유입이 지역경제 살린다”

당진에 이 사업이 필요한 이유는 단순히 스쳐 지나가는 관광객 수를 늘리는 데 있지 않다. 당진은 약 17 만 명의 인구를 기반으로 한 도농복합도시다. 그러나 내부 인구의 소비만으로는 골목상권을 지속해서 활성화하는 데 한계가 있다.

결국 외부에서 소비층이 유입돼야 한다. 관광객을 비롯한 ‘관계인구’를 지역 로 끌어들이고, 이들이 지역의 식음과 체험, 숙박을 소비하도록 유도해야 지역경제에 실질적인 활력이 돌기 때문이다.

박향주 당진관광두레 PD는 “관광두레는 단순히 명소 하나를 더 짓는 것이 아니라 주민들이 직접 사업체를 꾸려 관광객이 지역에서 머물고 소비하며 다시 찾게 만드는 구조를 짜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당진은 수도권과의 접근성이 뛰어나고, 향후 합덕역으로 인해 교통 여건이 한층 개선될 잠재력 높은 도시”라며 “최근 관광 흐름이 대도시 명소 방문에서 소도시의 고유한 로컬 콘텐츠를 경험하는 쪽으로 바뀌고 있는 만큼, 지역을 가장 잘 아는 주민들이 중심이 돼 자원을 엮어낼 때 당진만의 차별화된 경쟁력이 완성된다”고 강조했다.

“스스로 자립하는 구조 만들어야”

한편 현장에서 사업체를 발굴·육 하는 관광두레 PD는 단순한 행정 중개자가 아니다. 사업계획 수립부터 비즈니스 모델 고도화, 교육과 컨설팅, 지역 네트워크 연계까지 사업체의 자립을 전방위로 조율하는 코디네이터 역할을 맡는다.

사업 지원 역시 일회성에 그치지 않는다. 주민 3인 이상으로 공동체 를 구성해 일정기간 내 법인화를 완료해야 하며 공동체성과 지역성, 지속가능성을 핵심 지표로 평가받는다. 결국 관광두레가 지향하는 종착점은 ‘지원을 받는 사업체’가 아닌 ‘시장에서 스스로 자립하는 사업체’ 다.

박향주 당진관광두레 PD는 “이를 위해서는 7개 주민사업체가 각자 성장하는 것을 넘어 서로 유기적 으로 연결돼야 한다”며 “한 사업체의 체험과 또 다른 사업체의 식음· 숙박·여행상품이 코스로 묶일 때 관광객의 체류 시간이 늘어나고 지역 내 소비도 극대화된다”고 말했다. 이어 “나아가 지자체와 대학, 지역 언론, 소상공인이 함께하는 통합 협의체를 꾸려 지역 관광의 큰 틀을 함께 짜야 한다”고 덧붙였다.

행정과의 유기적인 연계도 필수적이다. 주민이 개발한 시범 상품을 행정이 적극적으로 검증하고 보완할 수 있는 소통 창구도 필요하다. 아울러 대중교통이 취약한 당진의 현실을 보완할 관광 셔틀버스 및 관광택시 활성화, 안전한 자전거 도로 정비, 단체 및 개별 여행자를 위한 숙박 환경 개선, 외국인 방문객을 위한 다국어 관광 안내체계 구축 등 인프라 지원이 뒷받침 돼야 한다.

박향주 당진관광두레 PD는 “주민사업체의 출발은 작지만 이들이 서로 연대하고 지역의 다양한 주체와 결합한다면 당진 관광의 패러다임 자체를 바꾸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관광객을 ‘얼마나 많이 부를 것인가’를 넘어 ‘당진에 와서 무엇을 경험하고 머물게 할 것인가’에 대한 해답을 주민의 손으로 찾아가는 과정에 많은 관심과 응원을 부탁드린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