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제철 당진제철소에서 설비 보수 작업을 하던 협력업체 노동자가 숨지는 사고가 또다시 발생했다. 그동안 끼임과 추락 등 산업재해로 노동자들이 목숨을 잃은 가운데, 지역 정치권과 노동계가 원청의 책임 규명과 근본적인 안전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나섰다.
지난 18일 오전 10시 40분경 송악읍 현대제철 당진제철소에서 협력업체 소속 40대 노동자 A씨가 슬래그 처리 설비를 보수하던 중 기계에 끼였다. A씨는 심정지 상태로 구조돼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끝내 숨졌다.
전국금속노동조합에 따르면 당시 설비 내부에서는 노동자 2명이 용접 작업을 진행하고 있었다. 노조는 작업 중 설비가 갑자기 회전했으며, 사고 전날 회전을 막는 장치가 해체된 상태였다고 주장했다. 정확한 사고 경위는 관계 당국이 조사하고 있다.
“일하러 갔다 집으로 돌아오지 못한 노동자들”
당진제철소에서는 2013년 아르곤 가스 누출로 노동자 5명이 숨진 데 이어 2017년과 2019년, 2021년에도 끼임 사고가 발생했다. 2022년에는 고온 용기 추락 사고가, 지난해에는 건식소화설비 설치공사 중 추락 사망사고가 있었다.
진보당 충남도당은 지난 20일 논평을 통해 “2010년 이후 현대제철 당진공장에서 29명의 노동자가 산업재해로 사망했다”며 반복되는 사고에 대한 책임을 물었다. 이어 “현대제철 당진공장에 일하러 갔지만 집으로 돌아가지 못한 노동자들이 너무 많다”며 “원청과 하청업체 사이의 작업 지휘와 위험정보 공유, 현장 안전관리체계가 제대로 작동했는지 조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금속노조 역시 지난 21일 고용노동부 천안지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외주·협력업체 노동자까지 포함하는 통합 안전보건관리체계 구축과 재발 방지 대책을 촉구했다.
금속노조 관계자는 “한 명이라도 안전에서 배제된 사업장은 안전한 사업장이 아니다”라며 “현대제철은 모든 외주, 하청노동자의 안전에 대한 책임과 권한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반복되는 끼임·추락 사고를 막기 위한 실질적인 대책을 마련하고, 고용노동부가 개선대책의 수립과 이행 과정을 철저히 감독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현대제철은 사망 노동자와 유가족에게 애도를 표하며 관계 당국의 조사에 적극 협조하고 사고 수습과 재발 방지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경찰은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으며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여부 등도 검토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