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엔 변하지 않은 것이 없고 또한 변하지 않으면 미래가 없는 법. 우리의 앞날은 조석으로 변하는 격동의 세계사 속에서 자아의식을 잃지 말아야 할 것이다.

오래지 않은 60년대 우리의 삶을 돌이켜 볼 때(당시 1인당 GNP 100달러 미만) 가난한 살림살이, 그저 배불리 먹을 수만 있다면 하루가 행복했던 시절. 그때는 그저 모두가 가난하고 굶주림 속에 주눅이 들어있던 것이 기성세대의 자화상이기에 낡은 필름처럼 우리의 과거를 되돌아 볼 때가 종종 있다. 이제 세월이 많이 흘렀고 선열들의 고귀한 희생과 나라를 사랑하는 열정이 있어 쓰레기더미에서도 장미는 피어나듯이 강한 의지와 뚝심으로 우리나라도 많이 발전했다. 중국이 2008년 올림픽을 유치했다고 축제분위기인데 우리는 이미 88년도에 경험하였으니 가슴 뿌듯하지 아니한가. 저 웅대한 인천국제공항이며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는 월드컵 개최 또한 그렇다. 21세기는 한국이 세계의 중심 국가로 도약하는 길조임이 분명하다.

우리는 미국만큼 잘 살려고 일본을 따라 잡기 위해 무수한 노력을 기울여온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우리네 삶이 하루가 다르게 변하고 외형적 모습이 번듯해지는 것에 비하여 도덕적 가치나 삶의 질과 문화는 과거보다 나아진 게 무엇인가.

갈수록 사라지는 우리 고유문화, 이대로 가면 우리 후손들은 핏줄만 한국일 뿐 머리와 가슴 모두 미국이나 일본인의 그것으로 국적불명이 될지 모른다는 생각은 단순한 기우가 아닐 것이다. 깊은 성찰과 함께 조용히 생각해 볼 때다.

대망의 월드컵을 코앞에 두고 질서와 친절을 목놓아 되풀이하는 매스컴의 숨가쁜 목소리, 과연 우리는 동방예의지국의 근원을 망각한 채 살지는 않았는지. 나라 살림과 내 고장 살림살이를 맡기는 명랑한 축제의 장으로 선거의 즐거움을 나눌 수 있는 문화는 뿌리내리고 있는지 꼼꼼이 따져보고 생각해야 할 때다.

나 하나만이라도 잘 해보겠다는 마음자세가 절실한 때다. 작은 질서에 충실하자. 담배꽁초, 쓰레기를 함부로 버리는 것은 죄악이다. 높은 문화의 본보기를 보여주자. 민족의 지도자 백범 김구 선생은 “높은 문화의 힘이다. 문화의 힘은 우리 자신을 행복하게 하고 나아가서는 남에게 행복을 주겠기 때문이다. … (중략) … 최고 문화로 인류의 문화의 모범이 되기로 사명을 삼는 우리 민족의 각원은 이기적, 개인주의자여서는 안된다. 우리의 개인의 자유를 극도로 주장하되 그것은 저 짐승들과 같이 저마다 제 배를 채우기에 쓰는 자유가 아니요, 제 가족을, 제 이웃을, 제 국민을 잘 살게 하기에 쓰이는 자유다”라고 하셨다. 무엇을 더 말하리오. 보면 볼 때마다 반갑고 새로움에 숙연히 옷깃을 여민다.